법정관리 중인 한보철강의 매각협상이 무산 위기에 빠졌다.
16일 서울지법 파산부 및 AK캐피탈 등에 따르면 전날 AK캐피탈이 “계약금으로 지난해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이미 낸 1,000만달러와 함께 추가로 100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제의 한 것에 대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AK측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제안거부에 대해 AK측이 앞으로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지난 2001년 12월부터 1년여간을 끌어온 매각협상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파산부의 한 관계자는 “AK측이 제시한 계약이행보증금은 법원에서 요구한 매각대금 10%(3,770만달러)의 절반 수준인 5%”라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거부한다는 공식통보를 AK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법원도 AK캐피탈이 단시간에 거액의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 몇% 정도는 감액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춰왔으나 이번에 제시된 내용이 예상보다 너무 적음에 따라 거부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까지 본 계약을 체결키로 하다가 매각 방법ㆍ가격 등의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던 매각협상이 결국 계약금이라는 암초를 만나 좌초하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미국 네이버스컨소시엄과의 매각협상에서는 계약금을 걸지 않아 계약파기를 당하고도 한푼도 건지지 못한 전력이 있다”며 “본 계약 체결이 당초 일정보다 수개월 늦어지는 등 AK측의 신뢰성에 의문이 있어 법원이 강경하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