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통합 ‘더 깊은 수렁으로’

헌법마련 실패에 예산안 협상도 물거품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중기(2007~2013년) 예산안 협상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EU헌법 비준 중단에 이어 예산안 합의마저 실패해 유럽통합작업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 EU 정상들은 17일(현지시간) 심야까지 브뤼셀에서 관련국별 양자 회담과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며 합의를 시도했으나 의장국인 룩셈부르크가 제시한 최종 타협안을 영국 등이 받아 들이지않아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영국은 프랑스 등이 요구한 예산 분담금 환급 철폐는 프랑스가 주요 수혜국인 농업보조금 삭감과 연계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네덜란드와 스웨덴은 자국 분담금이 과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U 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클로드 융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합의실패 사실을 확인하면서 “EU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회원국들이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자국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삭감하겠다고 제의한 사실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부국들의 양보 없는 자세를 비판했다. 회의가 끝난 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환급금 혜택을 고집한 영국의 자세를 비난했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영국과 네달란드에 협상 결렬의 책임이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영국이 고립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EU의 수입ㆍ지출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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