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기업 "주주간섭 싫다" 상장폐지 늘어

대형 의류업체 월드도 결정…투자자들 충격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의 경영간섭을 피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택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1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언타이틀’, ‘오조크(Ozoc)’ 등의 인기 브랜드를 보유한 일본 의류업계 선두 업체인 월드가 도쿄 증시에 상장된 회사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폐지한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월드와 같이 수익성이 탄탄한 대기업이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일본 투자자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앞서 최근 몇 년 사이 도시바 계열 기계공구 제작업체 텅갈로이, ‘툴리 커피’를 운영하는 푸드엑스 글로브, 조선업체 완비시 아카이브, 타워레코드 재팬 등이 스스로 상장을 포기한 바 있다. AWSJ은 기업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간섭이나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이를 피해 상장을 폐지하는 일본 기업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경기침체기에 일본 기업과 은행들은 교차소유하고 있던 지분들을 대규모 매각했고 이 지분을 사들인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들이 배당 확대나 경영정보 제공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 이사회는 상장폐지를 승인하면서 “상장폐지 목적 중 하나는 경영진이 경영전략을 짜는 데 있어 단기적인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수의 지분을 바탕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면서 월드와 같이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이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상장폐지를 택한다는 지적이다.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상장 유지 비용이 상장으로 얻는 혜택보다 많다고 느끼는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상장폐지를 실행 가능한 선택으로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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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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