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보시장 공룡싸움 다가온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되는 LG화재도 한성생명을 인수, 올해안에 생명보험시장에 발을 내딛는다. SK생명도 최근 본사를 금융중심지인 명동으로 이전, 대대적인 세력불리기에 나서고 있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대우를 제외한 4대 재벌간의 생보시장 쟁탈전이 막을 올렸다.◇약육강식 시대 도래=현대와 LG·SK 등은 아직까지는 시장점유율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군소 보험사 수준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영업력을 크게 확대, 현재 생보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계서열 1위 그룹인 현대의 생보시장 진출은 그 동안 유지돼 온 업계의 세력균형을 무너뜨리면서 보험시장을 정글로 이끌 전망이다. 현대가 특유의 저돌성을 발휘, 계열사 및 협력업체 물량을 현대생명에 대거 몰아주면 보험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교보와 대한 등은 물론 중견·군소 생보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인수하는 한국생명과 조선생명의 자산을 합쳐봐야 1조5,000억원 남짓이어서 삼성생명의 38조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현대증권을 단시일에 업계 선두주자로 키워낸 실력을 감안하면 두렵다』고 말했다. ◇재벌들 왜 뛰어드나=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현대와 LG의 경우 위장계열사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생보업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들 그룹이 과거 보험업 진입규제에 묶여 「언젠가」를 노리고 위장계열사를 확보해두었으나, 보험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자 이들을 통한 해결 밖에는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주요그룹들이 생보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생보사업이 「안정적인 돈줄」이라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삼성그룹이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 속에서도 삼성생명이라는 「화수분」을 십분 활용해 꿋꿋하게 버티는 것을 보면서 대다수 그룹들이 부러워했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업은 은행이나 증권과는 달리 20년 이상 장기계약이 대부분이어서 대량인출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찻잔 속 태풍에 그칠수도=일부 전문가들은 현대와 LG의 생보업 진출이 시장에 커다란 변화는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범수(崔範樹) 한국개발연구원 박사는 『현대의 생보업 진출은 그 동안 암암리에 벌이던 사업을 수면 위로 올려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현대생명이 출범하기 전에 계열사의 지원분은 이미 상당부분 반영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이영(辛利永) 생보협회 상무는 『현대와 LG 등 거대그룹이 생보사를 인수하면서 부실을 털고 들어오는 만큼, 생보업계의 이미지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고, 현재 시장점유율이 35%에 육박하고 있는 삼성과 경쟁하면서 생보업계 전체가 균형있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생보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종신보험을 비롯한 장기상품이 주력화될 경우 계약이 대형사로 편중되면서 중견 이하 하위보험사들은 궁지에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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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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