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병연의 사례로 읽는 주식시장 지표] ① 기업이익 모멘텀

작년 4분기 실적 예상보다 적었지만 삼성전자 장중 100만원<br>단기적 수치 보다 향후 실적 기대감 반영

금융투자회사 분석 리포트에 PER(주가수익비율), EV/EBITDA(기업가치 대비 현금창출능력), EPS(주당순이익) 등 다양한 투자지표가 심심찮게 등장하지만 그 뜻을 투자자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은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2003년부터 약 9년 간 투자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김병연 연구위원을 통해 증권 관련 지표의 투자 활용법에 대해 사례를 중심으로 쉽게 소개하는 '김병연의 사례로 읽는 주식시장 지표'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삼성전자가 장중 100만원을 기록했다. 100만원이라는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의 2010년 4ㆍ4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1ㆍ4분기 및 2011년 연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는 기업이익에 대한 함수이다. 단기적인 테마나 뉴스보다 실제 기업이 주된 사업을 통해서 벌어들인 수익의 규모와 그 수익의 성장성에 대해 주가가 이를 반영하고 그것이 가치투자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에 투자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발표이며 어닝시즌이 한창인 지금, 기업실적과 관련한 일련의 투자지표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통상 기업이익 모멘텀이라고 하면 여러 정의가 있겠지만 증가율의 개념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한국의 기업들은 대부분 계절성이 높기 때문에 전월 대비(MtoM) 및 전 분기대비증가율(QoQ) 보다는 전년동기대비증가율(YoY)의 개념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및 순이익(통상 EPS) 증가율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이 틀린다. 통상적으로는 기업이 주된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증가율의 상승세가 높을 경우 기업이익 모멘텀이 높다는 개념이 가장 많이 쓰인다. 다만 최근 금융위기 이후 증가율(증가 속도)보다는 영업이익 절대금액의 레벨 자체를 비교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통상 기업실적은 경기침체기 동안 극단적 저점을 기록한 다음 경기회복과 함께 개선 추세로 전환되며, 그 과정에서 위기 이후 첫 해에는 기저효과에 의해 이익증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그 다음 해에는 역 기저 효과에 의해 이익증가율이 대폭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가율 기준으로 이익 개선속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실적발표 당시 주가의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업 실적에 대한 예측치와 발표한 실제치 사이의 괴리이다. 또한 해당 분기의 확정 실적과 함께 다음 분기, 그리고 연간 실적에 대한 추정치도 향후 기업의 이익 성장 속도를 측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지금은 2010년 4ㆍ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라는 점에서 2011년 및 2011년 1ㆍ4분기의 기업실적에 대한 예상치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기이다. 기업이익 추정치의 경우 해당 분기에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이익 추정치를 평균해 일정 기관에서 발표하는데,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보다 실제 발표한 발표치가 상당히 높게 발표되었다면 '어닝 서프라이즈', 애널리스트 들의 추정치 보다 매우 낮게 나왔다면 '어닝 쇼크'라고 표현한다. 물론 어닝 서프라이즈ㆍ쇼크와 함께 중장기적인 실적개선 추세도 주가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주식시장이 기조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을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는 다소 과대 추정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실적 발표를 하기전 실적발표일이 다가오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중인지, 하향되고 있는 중인지를 파악하는 '이익수정비율'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일정부분은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식투자의 기본은 기업에 대해 남들이 모르는 정보나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일시적인 수급상황이 아니라 매 분기 다가오는 기업 실적에 대한 확인과 이익 모멘텀에 따라 개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실적 및 그에 따른 이익 모멘텀에 대해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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