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유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최근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유종별로 좁은 박스권 또는 수렴 추세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정불안 속에 이라크 내전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이외에 경제지표 개선을 시사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어 의외로 상승폭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원유 성수기 진입과 함께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그간 WTI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쿠싱 지역의 재고가 지난 5월 말 시웨이 송유관 건설로 빨리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WTI와 브렌트유 간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전반적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정제용량 확대 속에 최근 경제지표 호전으로 원유 수입량을 더욱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미니부양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3월부터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5월에는 수출 증가율과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증가율도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최근 중국의 일부 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신규 대출액도 5월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위안화의 강세 전환은 유가를 더욱 강하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위안화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시(지난 2012년 8월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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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이라크 내전의 확산 여부와 미국의 원유 생산 정도, 그리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 따른 추가 달러 강세 여부에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를 선반영한 달러 강세 현상이 추가로 나타나지 않으면 유가는 그 상승폭이 문제일 뿐 현재 미국 재고 추이와 중국 수요 측면을 감안할 때 최소한 2012년 3월의 전고점 수준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단기급등이 아닌 완만한 상승세라면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물가를 자극하고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선순환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금리는 상승으로 전환되고 원자재 관련 국가인 신흥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통화가치의 절상과 함께 주가 상승세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먼저 이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 국가의 주가는 2012년부터 통화약세 속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 2~ 3월부터는 통화가치 절상 속에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화가치 절상 속에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단순한 국제자금 유입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경상수지 개선에 이은 경제 성장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고물가·고금리만 낳는 비용인상(cost push) 성격이 아닌 글로벌 경기회복에 의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도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는 상승 시그널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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