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산업 다시선다] <3> 금융지주사 새로운 도전

[금융산업 다시선다]금융지주사 새로운 도전 업무영역 초월 금융업 전기 마련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산업의 최대 과제인 '금융서비스 초과공급 상태(over-banking)'를 해결하고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탄생한 정부 주도의 우리금융지주회사와 민간 주도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회사는 내년 4월말 상장을 목표로 기능재편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9월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BNP파리바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탄생한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출범 3개월여만에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자회사간 교차판매에 한창이다. 이들은 업종과 국경을 넘어선 세계적 '금융전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지주회사를 선택한 만큼 국내 금융산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 왜 지주회사인가 최근 몇 년새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고객들은 국경과 업무영역을 넘어선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이전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보다 넓은 지역의 보다 많은 고객에게 낮은 비용으로 공급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생존의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씨티, 일본의 미즈호 등은 지주회사 형태의 초대형 금융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는 산하의 금융회사들이 독립 기업의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합병과는 차이가 있지만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에서 '느슨한 형태의 합병'라고 할 수도 있다. 요즘같이 급변하는 경제환경속에서 금융회사가 내부효율 극대화를 꾀함과 동시에 대형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용이한 형태로 평가받고 있다. ◆ 지주회사의 핵심역량 교차판매 세계적인 금융회사는 물론 국내에도 지주회사 방식을 통한 교차판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은행을 축으로 한 증권, 보험, 투신 등 자회사간의 교차판매야 말로 금융그룹차원에서 비용절감과 판매증가 효과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신한지주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BNP파리바그룹은 돈이 수반되는 모든 거래에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아래 부동산중개업에서 주택 개조자금에 이르기까지 부동산거래 접점에서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자회사간 교차판매를 위해 방카슈랑스회사인 카디프와 소비자금융회사인 세텔렘은 한 고객에게 한 개의 대출상품을 팔면서 대출신청서내에 대출금상환보장보험(CPP)이라는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을 체크하고 있다. 연이자 5~6%를 더 붙인 CPP 상품은 대출자가 일시적인 실업, 재해 등이 발생했을 경우 대신 대출금을 상환해주는 보험상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 교차판매의 대표주자 찰스스왑(증권사)도 현재 판매중인 1,000여가지 상품중 자사상품은 15%에 불과하다. 찰스스왑은 증권사, 은행, 펀드회사(투신사) 등 각 분야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상품교섭을 통해 최고의 상품을 획득하는 것을 최우선의 업무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개인의 소비자 금융자산에서 은행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반면 증권 및 뮤추얼펀드의 점유율은 점점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은행들은 교차판매를 노린 상품들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적으로 입증된 강력한 금융모델 최근 영국 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발표한 2000년 세계은행 순위를 보면 세계 30위권 은행중 금융지주 회사가 24곳이나 된다. 은행의 자기자본건전성을 기준으로 매긴 순위에서도 상위 30위권중 유럽계 은행 14곳과 미국계 은행 7개 등 총 21곳이 모두 금융지주회사 형태다. 나머지 일본계 은행 5곳중 3곳은 이미 금융지주회사 형태로 변신했으며 중국계은행 4곳은 모두 단일 은행의 성격을 띄고 있다. 특히 합병으로 거대해진 일본은행들은 대거 순위에 진입한데 이어 올 봄 탄생한 미쓰비시도쿄파이낸셜그룹, UFJ금융지주회사,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의 '일본판 메가뱅크(mega bank)'가 내년 순위에서 상위를 차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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