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이 부동산 등 특정 분야에만 과다하게 쏠려있어 잠재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왕화칭(王华庆ㆍ사진) 은행감독위원회 기위(기율감독위원회) 서기는 "중국 19개 대형 은행의 올들어 10월까지 대출중에서 3분의 2 이상이 부동산, 인프라 분야의 대형 국영기업 등에 집중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은행들은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9조2,100억위안의 대출을 시중에 풀었다. 이같은 막대한 대출금액의 95% 이상이 부동산, 에너지, 교통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대형 국영기업 등 대기업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부동산 개발 및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공사 기간이 길어 장기 대출 성격을 띠기 때문에 당장 부실화할 가능성은 적지만 2~3년후의 경기 상황에 따라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당국은 당초 올해 5조위안 정도의 대출 목표를 잡았지만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에 나서면서 지난 4월 이미 5조위안을 넘어섰고 올해 전체로는 9조6,000억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피치의 찰렌 추 분석가는 "중국 은행처럼 엄청난 규모로 대출을 하면 반드시 잠재 부실 위험에 직면하게 돼 있다"며 "2010년 중국 은행과 당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계속 대출을 늘리면서도 잠재 부실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어려운 국면에 직면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