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황에 순응해야 주식투자 고수익"

■주식매매하는 법 / 제시 리버모어 지음, 이레 미디어 펴냄<br>"시험매매 통한 분할매수·점진적 포지션 규모 확대를"<br>5弗을 1억弗로 만든 '추세매매법'의 핵심전략 소개




'추세매매법의 아버지' 제시 리버모어.

1907년 10월 24일 미국 은행가 J. P. 모건은 당시 '월가의 늑대'라고 불리던 개인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를 급하게 만났다. 그가 리버모어를 찾은 것은 '1907년의 패닉', 이른바 뉴욕의 '대규모 인출사태' 때문이었다. 1907년 뉴욕의 선도은행인 니커보커 신탁회사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뉴욕 전역에 대규모 인출사태가 벌어지고 미국 증시는 곧바로 폭락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였던 1907년의 패닉을 진정시키고자 나선 모건은 투자은행에 거액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대규모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리버모어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토록 나를 좌절시켰던 주식시장이 내게 복종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느꼈으며, 실제로 1907년 10월 24일에 느꼈다." 결국 J. P. 모건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리버모어는 시장 전반에 걸쳐 취했던 공매도(Short Stock Selling) 포지션을 청산하기에 이른다. 이때 그가 벌어들인 돈은 무려 1백만 달러 이상이었다. 리버모어는 가치투자법과 더불어 오늘날의 주식매매기법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추세매매법을 확립한 '추세매매법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15세 때 5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하여 1929년에는 자산을 1억 달러 이상으로 만든 경이적인 수익률의 투자자이다. 그는 수많은 투자명인들이 기관투자자였거나 기관투자자화 되었던 것과는 달리 평생을 고독하게 전업 개인투자자로 남아 개인투자자들의 우상이 되었다. 그는 평생 연구하면서 스스로 투자 전략을 만들어 '피라미딩 기법'을 창안했다. 이 기법은 추세매매의 핵심전략인 동시에 자금관리 원칙을 매매기법에 적용한 투자기법으로써, 시험매매를 통한 분할매수와 점진적 포지션 규모의 확대가 핵심이다. 이 전략을 고수한 덕분에 그는 손실은 제한하고 수익은 키워야 한다는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항상 여유자금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도 증권시장에서 언급되는 이유는 그가 남긴 말과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일화에서 주식시장의 본질적인 생리가 많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고 하기보다 적정한 시기에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몇 가지 방법론에는 매매일지의 작성, 자금관리 계획 등의 세부적인 사항이 포함된다. 그가 강조한 것은 투자원칙 개발과 이를 지키기 위한 세부적인 실천방안이었다. 리버모어는 시장에 맞서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잘 알고 있었으며, 시장에 순응하고 확률적으로 대응할 경우 우리가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의 크기를 보여준 인물이다. 그에 대한 논의가 오늘날에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이유는 그가 단순한 이론가가 아닌 실천가였으며, 실천을 통해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지키는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거둘 수 있는 성공의 크기를 몸소 보여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