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허울뿐인 특허강국 이대로는 안된다] "특허도 '세공'단계 필요"

"'창의자본' 적극 활용을"<br>유병호 퀄컴 부사장 <美 특허변호사·한국 변리사>

유병호

SetSectionName(); [허울뿐인 특허강국 이대로는 안된다] "특허도 '세공'단계 필요" "'창의자본' 적극 활용을"유병호 퀄컴 부사장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유병호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특허는 '아' 다르고 '어' 다르게 해석되는 게 현실입니다. '아'를 '어'로 써서 못 써먹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뉘앙스 차이를 기술적ㆍ법적으로 접근해 새는 구멍이 없는 특허를 만들어야 강해집니다. 창의자본(특허펀드)이 이런 일을 보다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유병호(45) 퀄컴 부사장(미국 특허 변호사, 한국 변리사)은 특허작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 부사장은 "특허는 아이디어라는 원석을 찬란한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세공 단계가 꼭 필요하다"며 "명세서 작성 전문가인 변리사 이상으로 협상과 소송에 눈을 뜬 실무자의 존재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1,000명을 대신한다는 얘기가 통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사장은 "특허출원 수임료를 건당 얼마로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면에서 좋은 발명을 다른 발명과 평균화하면 (대리인은) 받는 보수만큼 일하기 때문에 좋은 특허가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리인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좋은 특허가 나온다"고 확신했다. 그는 한국사회가 무형의 지식재산과 지식재산으로 만든 유형의 물건 가치를 똑같이 생각하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물건을 만드는 게 특허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지식재산은 장식용으로 밀리고 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퀄컴 본사에 있는 유 부사장과 몇 차례의 e메일, 전화통화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 부사장은 옛 현대전자에서 퀄컴 한국 측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모토로라가 제기한 특허무효 소송 8건 모두 승소했다. 지난 2001년 세계 최고 지식재산 기업인 퀄컴 본사로 스카우트돼 2008년 9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이 특허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타인의 지식재산을 개인재산으로 인정해주는 사회 전반적인 마인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법원의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은 CAFC라는 특허전담법원이 생기면서 특허를 강력하게 보호하는 정책을 써왔다. 기업들도 이에 자극을 받아 특허를 축적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노력을 했다. -한국이 특허강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 인식변화, 법적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 소송 관할 법원의 정비, 소송대리권 문제 해결, 침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 판결 등이 필요하다. 이런 환경이 갖춰지면 관심 있는 자금이 특허 쪽에 모이면서 모든 기업이 특허에 주력하게 될 것이다. -퀄컴이 보는 강한 특허, 좋은 특허의 기준은. ▦통신기술 기업인 만큼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의 통신시장을 보고 있다. 휴대폰이 성장해 기술융합이 이뤄지는 인접산업 분야에 관심이 많다. 휴대폰과 컴퓨터가 만나는 곳, 무선과 유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곳 등에 눈길이 많이 간다. -한국 기업이 특허전쟁에 대비하는 방법은. ▦특허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집중하는 분야에서 기술을 리드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잡동사니 특허를 가지면 시장관측이나 지배력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기술의 성숙도나 업계 장악력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몇몇 분야에 특화된 기업전략 또는 특허펀드 집중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허펀드(창의펀드)가 수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특허펀드의 수익은 특허 침해자를 추적하거나 라이선싱을 유도하기보다는 원석을 발견하고 세공한 후 재판매하는 데서 얻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특허펀드와 특허괴물의 경계를 확실히 해야 명분도 서고 여론의 지지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전쟁에 참가하기보다는 군수물자를 제공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다. -창의펀드가 관심을 가져야 할 투자 분야는. ▦'한국' 하면 떠오르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인접 분야로 한발씩 나가는 것이 좋다. 원석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으려면 그 분야에 비교우위가 있어야 한다. 가령 통신 분야 중 4세대 와이맥스나 LCDㆍ2차전지 분야 등이 그것이다. [허울뿐인 특허강국 이대로는 안된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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