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잘 알려진 미국의 시인 겸 배우 마야 안젤루(사진)가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안젤루는 1928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나 7세 때 성폭행을 당하고 17세 때에는 미혼모가 됐으며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등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1969년 소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흑인 여성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끊임없는 작품활동과 더불어 작곡과 영화 출연 등 왕성한 문화 활동을 했다. 여성과 흑인의 인권 문제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인 그는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때 축시를 낭송하기도 했고, 2011년에는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상했다.
그는 정식 학위를 받지 못했음에도 30개 이상의 명예 학위를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리스트대학에서는 종신 교수 자리를 얻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는 이날 추모 성명을 통해 “이복 여동생의 이름을 마야라고 짓는 데 고인이 영향을 줬다”며 “오늘 우리는 우리 시대 가장 밝은 빛 중 하나였던 고인을 기리는 전세계 수백만명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