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시장 '빅뱅' 예고
비씨카드 12개 은행별 독자마케팅
국내 카드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12개에 달하는 은행계 카드사가 새로 탄생했다. 이에 따라 고율의 수수료 인하경쟁, 신상품 개발 등 카드사간의 시장 쟁탈전도 더 심해질 전망이다.
최대 신용카드사인 비씨카드는 조흥ㆍ한빛 등 12개 회원은행들에 대해 독자적인 카드사업 추진을 허용토록 할 방침이라고 7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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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비씨는 최근 회원사들과 회의를 갖고 기존의 공동 관리시스템에서 탈피해 '개별 마케팅ㆍ개별 시스템'으로 운영체제를 19년 만에 전면 개편키로 합의했다.
이들 은행들은 당분간 비씨카드의 브랜드 및 네트워크만 공유하고 각 사별로 전산망과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독자적인 카드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이호군 비씨카드사장은 "은행들이 앞으로 수수료 인하로 치고 나가는 등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씨측은 은행들이 각개 약진에 나설 경우 연말까지 점유율을 38%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원은행중 특히 한빛과 농협ㆍ조흥ㆍ주택은행 등이 카드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편으로 빠른 시일 내에 비씨에서 완전 독립, 독자 카드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들 회원은행들은 별도로 신상품을 개발하고 독자적인 전산망 구축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올 연말까지 회원 수를 두 배 이상으로 늘려 잡는 등 카드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로 신용카드 독자적인 사업을 할 은행들이 카드시장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해 풍부한 자금력을 내세워 카드 수수료 인하와 저인망식 회원 확보에 나설 경우 기존 카드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카드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사 설립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SK, 롯데 등 재벌그룹과 외국계 자본이 맞붙어 싸우는 삼각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비씨카드는 작년 말 현재 1,668만명의 회원과 147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74조원의 매출을 올려 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상범기자 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