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피 출렁거려도 연기금 '꿋꿋한 매수'

연말까지 3조 추가매수 여력<br>코스닥 영향력도 부쩍 높아져

코스피지수가 8일 한달여 만에 다시 2,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자 서울 명동의 외환은행 딜링룸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전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자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날보다 0.96% 내린 1,984.87로 마감했다. 김동호기자



외국인의 매도세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한 달 만에 2,000선을 내줬다. 단기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매수여력이 연말까지 최대 3조원에 달한다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코스피지수는 19.17포인트(0.96%) 하락한 1,984.87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5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미국의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테이퍼링(단계적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며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 밖에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원인이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며 다시금 연기금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며 펀드 환매물량이 쏟아져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바이 코리아'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최근 순매도로 방향을 튼 상황이어서 연기금의 순매수는 의미가 크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쇼핑은 올 들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연기금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만 8조6,28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4조9,929억원)과 기관(1조583억원)의 순매수 규모보다 월등히 많다. 연기금이 순매도를 한 날은 연중 32거래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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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올 들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주식 매수 규모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2017년 말까지 국내 채권비중을 60%로 낮추고 국내 주식은 20% 이상, 해외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비중은 각각 1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방침을 정해둔 상태다. 특히 8월 말부터 연기금의 공시의무가 완화되는 등 투자 부담을 던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스닥시장에서도 연기금의 영향은 커지고 있다.

장기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순매수가 코스닥 등락률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상관계수가 2005~2013년 0.051에 그쳤지만 2013년만 놓고 볼 때는 0.277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투신권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지만 펀드 환매 압박이 있는 투신권에 비해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눈여겨볼 필요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연내 최대 3조원대의 추가 매수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연간 10조원 이상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올해 투자목표액은 431조1,000억원인데 이 중 국내 주식투자 비중은 20%(86조2,000억원)"라며 "현재 연기금의 주식투자액은 83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최대 3조원 이상의 추가매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 8~9배는 연기금의 적극적인 매수구간이라는 점과 국민연금 자금 집행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기금의 매수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동안 펀드 환매로 순매도를 이어오던 투신권도 이날 9월5일 이후 2달여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359억원)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가 2,000선을 이탈하면서 저가매수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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