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고급 취미에 돈 쓰는 남자… '그루브족' 잡아라

"브랜드 충성도 높고 아낌없이 투자"… 핵심 소비층 부상

롯데백화점 '하이엔드 카메라' '승마' 등 편집숍 오픈

신세계 '고급 오디오' 현대는 '프리미엄 잡화' 승부수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의 고급 카메라 편집숍 ''엘카메라''(왼쪽부터), 승마편집숍 ''까발레리아 토스카나'', 고급 여행가방 편집숍 ''Travel O''.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의 고급 카메라 편집숍 ''엘카메라''(왼쪽부터), 승마편집숍 ''까발레리아 토스카나'', 고급 여행가방 편집숍 ''Travel O''.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의 고급 카메라 편집숍 ''엘카메라''(왼쪽부터), 승마편집숍 ''까발레리아 토스카나'', 고급 여행가방 편집숍 ''Travel O''.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40대 김모씨는 지난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전문 카메라숍 '엘카메라'를 찾아 1,000원 만원짜리 펜탁스 중형카메라를 구입했다. 김씨는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고가의 칼자이스렌즈를 비롯한 다양한 렌즈를 체험해보고 촬영하는 재미를 느껴 큰 맘 먹고 샀다"고 말했다.

권순욱 롯데백화점 남성 MD팀 선임상품기획자는 "자신을 꾸미는 데서 나아가 이제는 고급 문화 생활과 취미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남성들이 급증하는 데 착안해 고급 카메라 편집숍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멋부리는 남성 '그루밍족'이 고급 취미족인 '그루브족'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루브족은 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그루밍족(Grooming)과 차별화된 아이템에 지갑을 열며 자신의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인 프라브족(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을 합친 말로, 자신을 꾸미는 데서 나아가 나만의 고급 취미 활동을 위해 가치 소비를 하는 남성들을 지칭한다. 그루브족들은 소득이 증가하면서 여성 못지 않은 패션 감각과 결혼을 미루면서까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로, 최근 유통가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했다. 실제 올해 롯데백화점 남성 고객 비중은 2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남성 액세서리 상품군은 5년 사이 매출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했다.


이처럼 윤택한 삶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루브족이 큰 손으로 떠오르자 유통가는 고급 취미 편집숍을 잇따라 유치하고 나섰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남성의 3대 고급 취미로 꼽히는 하이엔드 카메라 토탈숍 '엘카메라', 귀족 스포츠 아이콘인 승마편집숍 '까발레리아 토스카나', 고가의 여행가방 편집숍인 'Travel O'를 오픈했다. 엘카메라는 캐논, 니콘, 라이카, 시그마, 펜탁스 등 10여개의 유명 하이엔드 카메라 및 렌즈와 가방, 삼각대 등 다양한 액세서리와 장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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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6개국에서 200개 매장을 운영중인 까발레리아 토스카나는 150만~200만원대의 고가 승마복을 팔지만 승마를 즐기는 남성이 많아져 인기 매장으로 통한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브랜드 '테크노몬스터', 프랑스 여행용품 브랜드 '라포쉐' 등으로 꾸며진 Travel O는 다양한 아이템이 가득해 여행을 좋아하면 반드시 가볼 곳으로 입소문 났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남성이 즐겨찾는 가전제품들로 이뤄진 가전매장을 업계 최초로 남성전문관에 포진시켰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취미로 음향에 관심을 가진 남성이 늘고 있으며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포터블 스피커 수요도 늘고 있어서다. 오디오 시스템을 멋진 가구처럼 디자인한 스위스의 오디오 '제네바'와 유럽시장 1위인 프랑스 하이엔드 오디오 '포칼' 등을 매장 중앙에 배치했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9월 말 오픈 이래 목표량의 150%를 훌쩍 넘겼다.

현대백화점은 남성의 고급 취미가 반영된 프리미엄 남성잡화 편집숍 '로열마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테크노몬스터, 리모아 등 여행이 취미인 남성 고객을 위한 고급 여행가방 매출은 올해 34%나 신장했다. 무역센터점의 경우 남성전문관 내 업계 최초로 남성 전용 마사지숍도 있다. 단순한 헤어 관리 뿐 아니라 두피 관리 마사지, 피부 마사지를 통해 남성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 '꾸어퍼스트 옴므'다. 클래식 구두를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일본 구두 수선 매장 '릿슈'도 운영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비교적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취미 전문 매장들은 재방문이 많고 남성들은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며 "남성 고급 취미족이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보여 이들을 잡기 위한 새로운 아이템과 브랜드 발굴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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