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그룹(MUFG)이 중국 2위 은행인 중국은행(BOC)의 지분인수를 통한 중국금융시장 공략에 나선다. 일본과 중국 은행간 첫 자본 제휴로 기록될 MUFG의 중국 진출은 특히 일본 은행이 일본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장기불황을 이기고 10년만에 처음으로 해외 투자에 나선다는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MUFG의 미와 토사키 대변인은 “중국 현지 은행에 ‘전략적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MUFG가 BOC와 지분 인수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STB자산운용의 하가 마코토 펀드매니저는 “이것은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라며 “중국 투자에는 위험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 은행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만한 여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쓰비시도쿄파이낸셜그룹(MTFG)과 UFJ홀딩스의 합병으로 자산 162조7,140억엔(약 1,400조원)의 세계 최대 은행으로 거듭난 MUFG는 합병을 계기로 적정 자기자본비율이 12%에 이르는 등 재무건전성이 크게 높아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MUFG의 중국 투자는 일본 은행권이 장기 불황의 여파를 딛고 일어서는 데 성공, 해외로 세력 확장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버블 경제 붕괴이후 일본 은행들은 자본 부족으로 공적 자금 지원을 받아 부실채권 비율을 줄이는 한편 해외 투자에서 손을 뺐었다. 그러나 꾸준한 부실채권 정리와 수수료 수입 증가로 지난해 4월부터 6개월동안 합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1배 급증한 1조7,300억엔(약 15조원)을 기록하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또 2005년회계연도(2005년4월~2006년3월)에는 사상최대치인 2조6,000억엔의 순익을 낼 전망이어서 해외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 금융권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니코씨티그룹의 노자키 히로노리 분석가는 “많은 일본 은행들이 올해 공적 자금 상환을 완료할 것”이라며 “이제는 해외에 투자하는 것에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노자키는 또 “일본 대출 시장의 성장이 한계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신규 시장 진출은 필수적”이라며 “일본은 더 이상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FT는 중국 금융 당국이 외국인들의 투자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는데다 중국 내 반일감정이 격화되고 있어 일본의 중국 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일본의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 과열 기미가 보이고,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등 ‘제 2 거품론’이 등장한 것도 일본 은행이 해외 진출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