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불황이 내구재 판매에 영향을 끼치면서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 판매가 부진해 대형마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로2012', '런던 올림픽' 등 6~7월 여름 스포츠 행사를 통한 특수를 기대했던 TV와 여름 성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등 대형 가전 판매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이달 1~17일 TV 판매는 지난해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쳤고 에어컨 판매는 57.9%나 급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에어컨 판매는 40% 줄었고 TV 판매 역시 7% 감소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TV 판매량이 30% 가량 느는 게 일반적"이라며 "올해의 경우 연달아 스포츠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대륙별 시차가 큰데다 깊어지는 불황에 고가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도 어려운 분위기여서 업체들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대형 가전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감하면서 매년 여름 대대적인 가전 특판 행사를 진행해 왔던 대형마트들은 올해의 경우 매장에 현수막이나 대형 표지판을 내건 곳도 드물 정도로 여름 장사 분위기가 썰렁하다.
에어컨의 경우 지난해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데다 올 들어 극심한 무더위가 일찌감치 찾아오며 성수기 소비 호조를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에 업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구형 에어컨에 대해 최대 40만원 보상 판매를 공지하는 등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지만 소비 심리를 되살리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 전기요금 인상 전망, 정부의 절전 캠페인 등이 소비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볼멘소리다.
스마트 TV 역시 올 여름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중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었지만 대대적인 세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 초부터 본격화된 '반값TV'의 공세로 신규 수요자의 상당수가 저가 TV로 선회해 공격적인 세몰이에 나서기에는 수요 자체가 부족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름 방송의 상당수를 에어컨 및 대형 TV 방송에 할애해 왔던 TV홈쇼핑 업계도 편성 횟수를 줄이는 등 대처 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냉각된 소비 심리로 성수기 에어컨 판매나 런던 올림픽 수혜 등 대형 고급 가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여름 장사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가을 상품 준비에 더 치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