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여파로 세계 경제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물류공급 시스템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물류공급 시스템의 불안은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라크전 발발에 맞춰 미국, 유럽의 주요 제조업체들은 각종 부품의 재고는 늘리면서도 완제품의 출하는 지연시키고 있다. 전쟁으로 보험금 등의 물류비용이 증가한데다 수송상의 위험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에 완제품의 공급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 특히 이라크 인접국인 중동 각국과 터키 등 유럽 일부로의 물류수송은 거의 마비된 상태다.
수출에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권 역시 중동 항로의 위험이 고조되면서 유럽, 중동지역으로의 제품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더욱이 물류 수송의 위험이 뒤따르면서 해외로부터의 원자재 도입 등 제품 원료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복합적인 상황은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이어져 중동 지역 전쟁에 의한 아시아 지역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임직원들의 해외 상용여행을 자제 시키고 있으며 전시회 등의 비즈니스 행사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비즈니스 관련 여행 및 행사의 축소는 사업기회 상실로 이어져 기업 경영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장기전의 양상으로 발전, 물류공급 시스템의 불안이 더욱 증폭되면 개별기업의 수익 저하는 물론 인플레 압력 등으로 각국 경제 시스템 전체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