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어정쩡하게 출발하는 부산-진해 신항

부산-진해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신항이 19일 개항함으로써 부산ㆍ경남지역의 해상 물동량 처리능력과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지게 됐다. 지난 1997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3조여원이 투입된 신항의 1단계 공사는 올해 3개 선석에 90만TEU(1TEU는 20피트 기준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오는 2011년까지 모두 30개 선석을 완공해 처리능력을 800만TEU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부산ㆍ경남지역의 항만시설 확충사업은 세계적인 항만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상하이 등을 물리치고 ‘동북아 물류허브’로 부상하기 위해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북아 물류허브를 목표로 급성장하고 있는 상하이는 지난 연말 양산항 1단계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기존의 상하이항만해도 이미 지난 2003년에 세계 최대의 화물처리 항구로 올라섰다. 그런데 최근의 대형선박 운항 추세에 맞춰 오는 2020년 양산항 4단계 공사까지 완공하면 현재 부산항 규모의 해상항만이 상하이에 들어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항이 하루빨리 동북아 허브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신항의 운영은 기존의 관행에서 완전히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함으로써 가격과 서비스의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의 복합해양공간을 만들어나감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물류중심지를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각종 조립ㆍ포장ㆍ재가공 업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종합물류단지를 조기에 완성해 중간 집배송 단지로 양성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항만부지의 80% 이상이 경남관할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항만공식명칭을 어정쩡하게 신항으로, 영문으로는 Busan New Port로 정한 것은 두고두고 분쟁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 어디서나 항만 명칭은 항만이 위치하는 도시 또는 지역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일 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면에서 유리하다. 또 뉴욕을 비롯한 세계 주요항만들이 확장되면서 복수 지역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는 점에서 신항의 이름도 당연히 부산-진해항으로 정하는 것이 옳다. 신항이 제대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라도 명칭을 둘러싼 말썽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바람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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