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 한은총재·김 개위원 일문일답 요약

◎“한은독립 타협 산물돼선 안돼”/총재임기 전후임대통령 임기 절반씩 걸쳐야이경식 한은총재는 22일 상오 금융개혁위원회(위원장 박성용) 제17차 전체회의에 앞서 금개위원 전원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중앙은행은 일반은행에 대한 최종대부자로서 업무와 관련한 최소한의 검사·감독기능은 가져야 한다』고 밝혀 은행감독원의 완전한 분리독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이총재와 금개위 위원들과의 일문일답. ­한은의 독립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은. ▲우선 한은독립문제나 은감원독립문제는 20∼30년을 내다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관련기관(정부와 한은)간의 타협의 산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은은 통화가치 안정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신용정책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한은법상 재경원장관이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의장으로 돼 있으나 거의 회의에 참석치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현실에 맞게 한은총재가 금통위원장을 겸임하도록 한은법을 고쳐야 한다. ­은행감독원 독립문제는. ▲감독기구의 독립에 대해서는 한은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으나 중앙은행이 금융제도의 건전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감독기능은 갖고 있어야 한다. 중앙은행이 일반은행의 최종대부자로서 업무와 관련한 최소한의 검사·감독기능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기구 분리를 「전부 또는 전무」의 문제로 논의하는 데는 반대한다.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에 대해서는. ▲중앙은행 총재 임기는 전임대통령 임기의 절반과 후임대통령 임기의 절반으로 해 정치적으로 독립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고비용구조와 관련한 금리인하 방안에 관한 의견은.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또 기업들도 과잉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다른 변수들은 그냥두고 금리만 낮추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금융시장의 활성화에 묘안이 있나. ▲사금융시장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지 불분명하고 실제 규모도 알 수 없다. 현재 어떤 형태로든 금융기관에 들어와 있는 돈은 일단 사금융이라고 할 수 없다. 엄밀한 의미의 사금융이란 일반인들이 금고나 장롱속에 묻어둔 돈을 말하는데 화폐발행액을 감안할 때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정부와 한은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 방향은. ▲다각도로 협조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편 이날 상오 7시30분 서울 롯데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는 당초 이총재와 박성용 위원장간의 비공식적인 자리로 알려졌으나 21일 하오 늦게 박위원장측에서 금개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정식 회의임을 통보해 와 한은측이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 이총재는 이날 김영대 조사담당이사만을 대동한 채 간담회에 참석, 1시간30분여의 회의시간동안 중앙은행 독립과 관련한 소신은 10여분간 피력하는 데 그쳐 금개위 위원들을 다소 실망스럽게 하기도. 은행감독원 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이총재는 『개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최종적인 정책수단으로서 감독기능이 없을 수 없다』고 단서조건을 제시, 이날 참석한 금개위원들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간담회가 「선문답」 수준에 머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한은측은 이날 회의결과에 대해 『타부처와의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일체 함구하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 지금까지 한은 독립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임원진이 취해온 모호한 자세를 떨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손동영·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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