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주가상승 모멘텀·낙폭과대주로 압축을

금리인상 땐 증권업종 악재라는데…

증권사 보유채권 평가손실로 실적 타격 불가피

NH농협 '우리증권 인수' 추진에 매수 확대 눈길

메리츠·키움 등 내실있는 중소형사도 주목할만

증권업계가 장기간 불황에 빠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금리상승론에 힘이 실리고 있어 하반기 채권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경제DB


증권주가 장기 침체로 빠지면서 올해도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금리 상승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증권주 전반에 대한 분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전체 증권사의 총자산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9.4%다. 유가증권 가운데 채권의 비중은 77.4%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비중이 이처럼 높아진데는 최근 몇년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자 각 사별로 채권 투자의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량 확대로 금리 변화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올 하반기 금리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손실 위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증권사들의 보유채권에 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4분기 시장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관련 수지가 개선되면서 증권사들의 분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으나, 시장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2분기부터는 채권 관련 수익 하락으로 인해 분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평균 채권 보유규모가 10조원 수준으로 확대되었으며, 업황 악화로 낮아진 이익체력은 금리 상승시 채권평가손실 영향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올해 미국 테이퍼링 등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비록 예상된 금리 인상의 경우 원화 이자율스왑(IRS)를 통한 헤지 등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나, 현실적 요인을 감안시 하반기 이후 증권사 이익 개선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근본적인 문제점인 거래량 마저 여전히 개선의 기미가 안보인다.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여전히 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시황산업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권사 수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변수로 인해 개인 투자심리가 악화돼 브로커리지 수익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평균거래 대금이 5조원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을 살리기 위해 각종 혜택이나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고 있다. 기업대출을 통한 신규수익 증가 기대감 높으나, NCR위험계수 인하 등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발표되지 않아 각 증권사가 본격적인 기업대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NCR인하가 발표되어도 수익성이 높은 거래를 단기간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주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투자해야=전반적으로 증권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개별종목별로 이슈가 있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접근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일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 유입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올해 들어 기관이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종목은 NH농협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시장에서는 업계 수위의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 효과에 미리 베팅하려는 분위기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질적으로 농협의 우리투자증권 인수가 본격화되면서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내부에서의 합병 움직임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일부 조직에 대해서는 업무가 겹치는 부분에 대한 사전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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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역시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종목이다. 대신증권이 올 들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3년 전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는 운용자산을 매각하고 신규사업에 진출해 수익을 높이는 쪽으로 산업 방향을 선회했다.

특히 올해는 우리F&I의 인수가 대신증권 재무흐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F&I는 ROE가 10%를 넘는다. 2012년 영업이익은 588억원으로 2011년(449억원)보다 31% 늘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우리F&I를 통해 새 사업영역인 부실채권(NPL)사업에 진출할 수도 있고 NPL을 기초자산으로 한 신탁과 랩 상품을 개발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대신증권은 우리F&I 인수를 통해 호황기에 수익을 내는 증권업과 불황기에 수익을 거두는 NPL 사업 모두를 갖춰 사업포트폴리오가 탄탄해졌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이 '초대형 거점 점포'라는 전략으로 경쟁 증권사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초대형 거점 점포'는 기존 권역별 지점을 과감히 정리하고 지역별 금융 중심지에 편의 시설 등을 대폭 강화한 초대형 거점 점포를 둠으로써 서비스 품질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내실 있는 중소형 증권주 및 낙폭과대주 관심=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훼손폭이 커지면서 내실 있는 중형 증권사들의 실적 방어가 눈에 띄었다.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3~5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들 회사는 2012년도만해도 10위권 밖에 있던 증권사들이다.

또 과대 낙폭 증권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2년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않던 증권업지수는 올해 2월 들어 박스권을 하향 이탈했다. 이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시금 박스권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증권주에 대한 추세적인 업황 반등 시그널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증권주 매매 전략도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10~15% 내외 단기 반등을 노리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즉, 실적 및 펀더멘털 보다는 낙폭 과대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편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현재 증권 업황이 구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량한 종목을 선별하기 보다는 낙폭이 큰 종목의 단기 반등을 노리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현 시점 이후 주가 반등은 연초 이후 낙폭 과대주를 위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낙폭 과대주 가운데 삼성증권은 2006년 이후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1분기 실적은 세전이익 498억원, 순이익 356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전망되면서 주가 반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역시 2006년 이래 신저가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어 단기 반등이 유력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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