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7개국 중앙은행 금리인하] 한은 금통위 결정 촉각

당초 '동결' 전망서 인하 가능성 급부상<br>글로벌 공조' 외면 힘들어<br>설령 금리 내리지않더라도<br>RP 매입 확대등 뒤따를듯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공조에 나서면서 9일 오전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금리동결이 예상됐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인하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국의 동시다발적 금리인하 직후 정부 고위당국자들 사이에서도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높아진 분위기가 묻어나왔다. 설령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확대하는 조치가 뒤따를 것이 확실시된다. 한은 안팎의 전언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8일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잠정적으로 금리동결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원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보다는 환율급등을 우려해 이 같은 카드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외국자본 유출로 이어져 원화 약세를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외국인들의 재정거래 요인이 줄면서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총 지수의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11.3%로 전월의 12.3%에 비해 둔화됐지만 여전히 두자릿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9일 저녁 전세계 주요국의 동반 금리인하라는 초대형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금통위의 금리결정 전망도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에 접어든 상황이다. 전세계 동반 금리인하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도 외국인의 자본유출 위험이 줄기 때문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전세계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체제 구축을 나홀로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동결했다가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 온갖 비판을 홀로 받아야 한다는 게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각국의 금리인하 직후 “금리 결정은 한은 고유의 몫이지만 각국의 금리인하 분위기를 무시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금리 동결-인하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50% 가까이로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RP 확대 등의 조치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최소한 금리인하 시기 등에 대한 시그널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는 가속화되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주춤하면서 통화정책의 중심을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시중의 자금경색도 한은이 금리를 내리도록 압박하고 있다. 금리인하 신호를 주지 않을 경우 시중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ㆍ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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