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설국열차’가 필름으로 찍은 마지막 한국영화라는 것이 알려지자 필름 상영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960년 김기영 감독의 작품‘하녀’의 원본이 미국의 영화 감독 마틴 스콜세지가 이끄는 세계영화재단의 지원으로 복원되면서 또 한번 필름에 관심이 쏠렸다.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10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에서는 필름 제작과 상영에 관한 두 개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난다. ‘마지막 영화관’과 ‘사이드 바이 사이드’가 바로 그것.
⋄’마지막 영화관’
EIDF 월드 쇼케이스 선정작 중 하나인 ‘마지막 영화관‘은 벨기에 시골 어딘가에 위치한 극장에 관한 이야기다. 필름 상영관인 이곳은 멀티플렉스 시대의 자본화를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다. 마을 사람들은 극장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마지막 상영은 찾아오고야 만다.
영화관은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소통의 장이자 친목의 공간이며, 그 이상으로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400번의 구타’와 같은 오래된 영화를 상영하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다.
⋄’사이드 바이 사이드’
필름 상영관이 사라지는 모습을 심도 있게 다룬 또 다른 영화, ‘사이드 바이 사이드’. 필름 시대가 지나가고 디지털 시대가 다가오며 영화 제작 및 상영에 있어 많은 부분들이 빠른 속도로 뒤바뀌고 있다. 작품은, 필름 상영과 디지털 상영이 지니는 모습들의 비교와 함께 영화 산업의 디지털화에 대한 거장들의 대답을 듣는다.
‘마지막 영화관’이 상영에 관한 입장과 수용자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사이드 바이 사이드’는 기술적인 부분과 생산자의 입장을 다루는 하나의 아카이브다. 결국 두 작품 모두 ‘영화는 무엇인가’에 대한 커다란 화두를 던지며, 많은 영화 팬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
한편 제10회 EBS국제다큐영화제는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고려대 KU시네마트랩과 건국대 KU시네마테크,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EBS 본사 스페이스 등에서 열린다. 23개국 54편이 상영되며, TV로는 43편을 만날 수 있다. 개막식은 18일(금) 오후 7시부터 고려대학교 LG-포스코 경영관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영화제 기간 동안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과 함께 다큐멘터리 아카데미, 건축가들과 함께하는 시네마 토크, 비틀스 데이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관객들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