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유동성문제 또 도마에
정부 '해외건설 지급보증'계기 주목
정부가 1일 현대건설의 해외공사수주에 대해 4억달러의 지급보증을 서 주기로 한 것을 계기로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현대건설측이 아파트 분양대금을 담보로 진성어음 결제를 위한 신규자금 지원을 줄곧 요청해온데다, 지난해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비상계획의 하나로 출자전환 방안을 추진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문제가 다시 시장의 관심사로 등장한 것이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의 독자생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규모를 연말까지 3조5,000억원까지는 낮춰야 한다고 판단, 현대건설에 추가 자구계획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총 7,500억원의 자구안을 최근 제출했다. 나머지 2,500억원 가량은 영업이익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현대건설측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구 내용의 대부분이 지난해 자구계획의 미이행분인데다 조기 이행 가능성도 적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와 현대건설의 신뢰가 추락한 탓에 신규 수주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게다가 서산 간척지 추가 매각을 통한 3,000억원 확보, 해외 미수금 회수 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은 해외공사수주에 대해 지급보증이 이뤄지고 아파트 분양대금을 담보로 한 신규자금 지원 등이 이뤄지면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측의 자구이행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출자전환 등 비상수단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