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우 LG오티스엘리베이터 사장에게서 받는 느낌은 여느 최고경영자(CEO)와는 확연히 다르다.우선 이웃집 아저씨처럼 툭툭 던지는 허물 없는 말투로 상대방을 편하게 한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소탈한 성품도 이미 소문이 났다. 삼촌처럼, 형처럼 대하는 장 사장 앞에서 임직원들은 권위의식을 벗어던진 진정한 리더로서의 그를 만난다.
구자용 LG칼텍스가스 상무가 겪은 장 사장은 거기에 합리성을 더한 모습이다.
LG전자(옛 금성사) 시절 구 상무가 장 사장 밑에서 수출업무를 하고 있을 때다.
수출과장으로 부임한 장 사장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자료까지 직접 꼼꼼하게 정리했다. 일손이 모자라자 자기 집에 있던 개인 타자기를 회사로 가져와 직원과 함께 타자를 친 적도 있다. 즉 과장보다는 팀의 리더로 기억에 남아 있다는 것이 구 상무의 회고다.
그렇다고 장 사장이 작고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챙기는 스타일이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영업현장을 뛰면서 다듬어진 포용력과 도전정신이 그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임직원들을 신뢰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의 바탕인 것은 분명하다.
장 사장의 경영 스타일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속 준수'다. 특히 고객과의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킨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LG전자 시절 하루 만에 전시회용 샘플을 제작, 고객과 전시회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