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이 20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줄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학생 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정작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학부모와 사교육계도 사교육비 감소를 피부로 느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ㆍ중ㆍ고 1,081개 학교 학부모 약 4만6,000명을 대상으로 2011년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총규모가 전년에 비해 3.6%(7,452억원)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 수는 3.4% 줄었으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제자리에 머물렀다. 사교육비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학생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학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학생 한 명당 월별 사교육비 지출이 전년 대비 1.6%(24만5,000원→24만1,000원) 감소해 지난 2007년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그러나 중학교는 2.7%(25만 5,000원→26만2,000원) 증가했으며 고등학교는 전년(21만 8,000원)과 같았다.
과목별로는 국어ㆍ사회ㆍ과학은 줄었지만 영어ㆍ수학은 늘었다. 영어는 전년 8만원에서 8만1,000원으로, 수학은 6만8,000원에서 7만원으로 뛰었다. 수학은 3년째 증가세, 영어도 2010년 잠시 주춤했을 뿐 증가세다.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은 미참여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연간 약 47만원 적게 지출했다. EBS에 참여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중학교는 연간 19만원, 일반고는 9만원 덜 썼다. 방과후학교와 EBS 비용은 사교육비 총액에서 제외됐다.
이날 교과부의 발표에 대해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주변에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피부로 느낀다는 학부모가 없다"며 "유의미한 통계가 나오기 위해서는 각 가정의 경제 상황 변화를 반영해야 하고 3년 정도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문호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방과후학교와 EBS에 들어가는 비용을 사교육비 총액에 포함시키면 오히려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본다"며 "방과후학교와 EBS는 그야말로 학부모와 학생에게 추가 부담일 뿐"이라고 비판 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방과후학교와 EBS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사교육과는 나눠 통계를 냈다"고 해명했다.
교과부는 올해도 EBS와 방과후학교를 통해 사교육비를 줄여가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사교육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학 과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맞춤형 수학 자기주도 학습 지원사이트EBSm(가칭)을 개설할 예정이다. 영어 지원 사이트인 EBSe는 2007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또 주5일 수업제에 대비, 학교 토요동아리를 활성화해 예술강사 686명을 신규배치하고 스포츠 강사를 4,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