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업체들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제전화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별정통신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데이콤(002), 온세통신(008)을 앞질렀다. 또 한국통신(001)은 별정통신업체들에 상당한 시장을 잠식당하며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23일 정보통신부가 집계한 「1·4분기 사업자별 국제전화 발·착신 비율」에 따르면 지난 3월 별정통신업체들의 발신은 총 2,071만2,000분으로 시장점유율 21.7%를 차지, 데이콤과 온세통신을 추월했다. 착신에서는 별정통신업체들이 1,133만분(17.9%)으로 데이콤(18.4%)에는 근소하게 뒤졌으나 온세통신(11.0%)보다는 앞섰다.
특히 한국통신은 발신시장에서 3월 한달간 4,709만분으로 점유율이 49.4%를 기록, 국제전화시장에 경쟁이 도입된 지난 91년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내려갔다.
별정통신업체들이 이처럼 약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싼 요금 때문.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별정통신을 통한 국제전화는 기존 「001」이나 「002」, 「008」보다 접속번호·비밀번호 등 번호를 10개 이상 눌러야 하는 불편이 있음에도 절반 정도의 낮은 요금 때문에 국제전화 사용이 많은 기업체를 중심으로 급속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별정업체인 원텔의 경우 최근 요금을 선불하면 미국 1분 통화를 99원(후불일 경우 210원)에 제공하겠다고 나서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한국통신의 1분 요금 840원(표준요금 기준)에 비해 거의 10분의 1 수준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올해말이면 별정통신이 발신시장 25%, 착신시장 2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정부가 한국통신·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어줄 예정이어서 국제전화시장의 경쟁을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결국 내년에는 국제전화 요금이 더 싸진다는 뜻이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