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中 무역흑자에 대한 올바른 대처

중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액이 1,02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세배가량 급증했다는 소식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보호주의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EU 집행위는 실제 유로존 내 신발 제조업체들로부터 중국산 신발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무역흑자 문제는 보호무역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최근 3년 동안 급증한 중국의 무역흑자는 글로벌 경제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됐다. 물론 중국이 놀라운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것을 모두 중국의 정책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절상을 미루고 내수촉진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무역흑자 규모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중국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중국의 무역흑자 과잉은 상당 부분 정책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신발이나 섬유와 같은 개별적인 산업군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자행해 해외무역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의 신발ㆍ섬유수출이 최근 급증한 것은 미국과 EU의 쿼터제 폐지를 계기로 가격 경쟁력에 따라 상품생산의 축이 변동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난해 중국의 7ㆍ21 위안화 절상 조치에도 EU 신발업체들이 구원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러한 해석에 타당성을 부여한다. 미국과 EU는 따라서 기존에 보호해왔던 산업들에서 중국의 수출이 늘어난 것과 전체적인 중국 무역흑자 규모가 커진 것을 구별해서 생각해야 한다. 서방 선진국들이 국지적인 보호무역에 집착한다면 단기적인 효과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오히려 미국과 EU는 중국의 내수촉진과 금융체계 현대화 등으로 외환보유고를 줄이고 실질적인 위안화 환율변동 자유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국 정부도 미국과 EU의 반덤핑 관세 부과 움직임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이 어부지리로 얻은 무역에서의 이득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비난 여론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경제정책 조정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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