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산학연 협력,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하면 이제 이공계 출신이나 여성 정치인이라는 단어보다는 '창조경제'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력,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가겠다는 당선인의 의지의 표현이며 새 정부 국가운영의 핵심철학이다.

대학 등 기술 산업체 이전율 낮아


또한 이를 위한 전담부서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이를 실현할 핵심수단으로 대학ㆍ출연연구소ㆍ기업 간의 협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대학과 출연연구소 간 기술협력과 이에 따른 성과물들이 제품에 적용돼 기업의 매출 증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때 비로소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취임 후 필자는 표준연이 지원하는 30여개 산업체를 방문해 상호협력과 발전방안을 협의하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교정기관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측정 전문가 아카데미를 개최해 출연연구소와 산업체 간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산업체 등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듣게 됐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민하게 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고민 중 하나는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이 너무 다양해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관련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전ㆍ대구ㆍ광주ㆍ부산의 4개 연구개발특구와 경기ㆍ대구 등 18개의 테크노파크와 120여개의 지역혁신센터(RIC), 280여개의 창업보육센터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들이 실제 산업체에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서로 다른 주체들이 얽히고설켜 운영하다 보니 불편하다는 의견과 이러한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전주기적(全週期的)으로 장기 지원해줄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2012년 공공기술이전사업화 현황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말 누적기준으로 대학이 보유한 기술은 4만9,711건, 출연연구소와 부설연구기관 등 공공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6만6,728건으로 총 11만건이 넘는다. 그러나 실제 산업체로 기술이전 되는 비율은 대학 19.1%(누적기준), 공공연구소 28.6%(누적기준)로 낮은 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산학연 협력을 위해서는 현재 운영되는 프로그램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기술이전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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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앞으로 탄생할 미래창조과학부가 중심이 돼 그동안 지식경제부ㆍ교육과학기술부 등 여러 부처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총괄 운영해 현장의 요구를 'one-stop'으로 'total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프로그램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컨트롤하고 생산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기초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ㆍ광주과학기술원(GIST)ㆍ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연구중심대학을 소관 기관으로 둘 수 있게 된다고 하니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칸막이 없이 동일 부처 내에서 원활하게 출연연구소와 대학의 보유 기술을 패키징하고 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처간 유기적 협력방안 찾아야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산학연 협력기능 주체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고 이로 인해 자칫 부처 간 힘겨루기로 비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산학연 협력의 본질은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해 산출된 결과가 사업화로 연결돼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기존에 분리돼 있던 산학연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고 관련 법규와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가 타 부처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협력을 통해 과학기술이 국정의 중심이 되고 국민행복 중심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주무부처로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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