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신고된 대신증권 대전지점의 고객정보 도난 사건의 범인과 유출된 고객 정보를 이용, 수억원의 고객 자산을 빼돌린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대신증권 대전지점에서 고객 정보 서류 수천건을 훔쳐 인터넷을 통해 팔아온 혐의(절도)로 조모(32)씨를 구속했다.
또 조씨로부터 훔친 개인정보를 구매해 증권사 고객의 자산 수억원을 계좌에서 인출한 혐의(공문서 위조 및 행사)로 오모(29)씨 등 6명을 붙잡아 조사하는 한편,주민등록증 위조책 등 4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5월21일 오후 5시께 대전시 중구 대흥동 대신증권대전지점 객장에 침입, 고객카드 보관함에서 고객약정 이체출금신청서 등 고객정보서류 20건을 훔치는 등 6월 초까지 2차례에 걸쳐 대신증권 대전지점에서 고객정보서류 2천900건을 훔친 혐의다.
조씨로부터 개인정보를 구매한 이모(40)씨 등 6명은 고객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증권사 객장에서 현금카드와 통장을 재발급받는 수법으로 손모(47)씨 등 증권사고객 8명의 계좌에서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2억9천여만원을 인출한 혐의다.
이씨는 같은 카페 회원인 박모(25)씨와 함께 인터넷에 "`바지' 구합니다"는 광고를 올려 현모(35)씨 등 4명을 추가 모집한 뒤 이들의 사진과 증권사 고객 정보를중국에 사는 한 교포에 보내 주민등록증 12장을 위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오모(29)씨 등 나머지 3명은 인터넷 게임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템을판매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수법으로 지난 7월22일부터 8월 초까지 피해자 11명의 은행 계좌에서 93차례에 걸쳐 3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 등은 조씨로부터 구매한 고객 정보에 담긴 주민등록번호, 은행계좌 및 비밀번호를 이용, 게임거래 사이트에 피해자들 명의로 회원에 가입한 뒤 이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아이템을 파는 수법으로 손쉽게 피해자들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다.
경찰 조사결과 조씨는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신용불량자 모임 카페에 "자료를 팝니다"라는 광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이씨 등에게 10-50% 가량의 범죄 배당금을 약속받고 훔친 증권사 고객정보를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대신증권 대전지점 건물의 용역업체 보일러 기사로 1년 가량 근무하다 2003년 2월말 퇴사한뒤 대리운전업 등 사업에 잇따라 실패, 금융기관에 1억5천여만원의 채무를 지게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증권사 폐장 시간에 경비가 순찰을 돌아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지하 1층건물관리실 책상에 있는 보안카드를 훔친 뒤 건물 경비시스템을 해제하고 1층 건물출입구를 통해 2층 증권사 객장에 들어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주민등록증 위조책에 대한 소재 파악에 나서는 등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예금통장 및 카드 재발급상에서 드러난 허술한 신분확인 절차, 보안관리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노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