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권문식 현대차 R&D 사장 품질 책임 사의

연비 과장 논란·미 리콜 등 영향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연구개발(R&D)담당 사장인 권문식(59ㆍ사진) R&D본부장이 취임 1년 만에 낙마했다.

11일 현대ㆍ기아차는 권 사장과 김용칠 설계담당 부사장, 전자기술센터장인 김상기 전무가 최근 일련의 품질 현안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캐피코 및 현대오트론 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10월 현대ㆍ기아차 R&D 본부장으로 전격 발탁돼 남양연구소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리콜ㆍ누수 등 계속 이어진 품질 이슈에 1년 남짓 만에 결국 물러나게 됐다. 권 사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독일 아헨공대 박사 출신으로 R&D본부 선행개발실장(상무), 기획조정실장(부사장) 등을 역임한 정통 연구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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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권 사장 취임 이후 지난해 말 미국에서 현대ㆍ기아차 13개 차종 90만대의 연비가 과장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남양연구소 책임론이 불거졌고 올 4월에는 13개 차종에서 브레이크 스위치 결함이 발견돼 미국에서만 187만대가 리콜됐다. 8월에는 현가장치 부식으로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 24만대를 리콜했고 최근에는 브레이크 문제로 ‘제네시스’ 수만대가 국내외에서 리콜됐다. ‘싼타페’는 누수 문제가 발생해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연쇄 품질 문제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자동차 신뢰도 평가에서 각각 21위와 16위까지 밀렸다. 이는 전년 대비 4계단과 6계단 하락한 순위다.

현대ㆍ기아차는 당장 권 사장의 후임을 정하지 않고 당분간 R&D 본부장 자리를 비워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후임인사가 날 때까지는 양웅철 현대ㆍ기아차 R&D 총괄 부회장이 본부장 역할까지 사실상 겸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경질로 공석이 된 설계담당 부사장과 전자기술센터장에는 박정길 보디기술센터장(전무)과 박동일 전자설계실장(이사)을 각각 한 계단 승진시켜 발령했다. 보디기술센터장으로는 김헌수 설계개선실장(상무)이 이동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조치는 품질경영에 대한 회사의 확고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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