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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김천 공장으로 향하는 김호진(사진)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지난 2010년 4월부터 추진해온 생산설비 증설이 완료되면서 공급 부족이라는 그동안의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었고 세계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성공적인 설비 증설과 연구ㆍ생산시설 집약화로 회사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며 "앞으로 친환경 첨단 신소재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이 고기능성 플라스틱 수지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글로벌 소재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다양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로 POM과 폴리아마이드(PA)ㆍ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ㆍ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ㆍ열가소성탄성소재(TPEE)ㆍ폴리카보네이트(PC)ㆍ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등에서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생산능력이 모자라 물량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900억원을 투자해 김천 공장을 증설하면서 이러한 고민이 해결됐다. 이번 증설로 코오롱플라스틱은 기존에 2만7,000톤 정도에 머물렀던 폴리옥시메틸렌(POM)의 연간 생산량을 5만7,000톤으로 2배 이상 늘렸고 컴파운트 생산능력도 연간 2만5,000톤에서 5만톤 규모로 확대했다. POM은 고(高)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수지로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며 컴파운드는 자동차 경량화 등의 핵심소재다.
코오롱플라스틱 측 관계자는 "POM은 100%에 가까운 공장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장의 수요에 모두 대응하지 못했다"며 "컴파운드 사업도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에 지난해까지 실질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으나 올 초 증설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설비 증설의 효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ㆍ4분기 코오롱플라스틱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나 늘어난 602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구개발(R&D)도 코오롱플라스틱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 경향화 추세에 맞춰 다양한 고강도 경량화 소재와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해외 생산기지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점차 늘고 있는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자 새롭게 해외 생산공장을 마련해 기존 공급처는 물론 신흥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서진철 코오롱플라스틱 본부장은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관련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다양한 소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분야에서 주요한 공급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의 이러한 모습에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생산량이 한층 증대된 상황에서 3ㆍ4분기 베이징 현대자동차 3공장까지 준공되면 POM 판매 여건이 개선되며 뚜렷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벙커 C유 가격 하락 등에 따른 POM 수익성 증가로 오는 2ㆍ4분기 큰 폭의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며 "중국 자동차 수요 증가와 베이징 현대자동차 제3공장 증설 등으로 이 같은 실적 증가 추세는 3ㆍ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최근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증설 물량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컴파운딩 제품 판매량이 꾸준히 느는 등 증설효과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이 각각 21%, 32%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자동차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POM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며 "자동차 경량화를 위해 내부나 엔진룸 부품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코오롱플라스틱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