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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백으로 두는 것이 편하다



○ 이세돌 9단 ● 구리 9단 (2011년 4월 24일 서울) 백으로 두는 것이 편하다 제1보(1∼16) 제1국은 이세돌의 완패였다. 이세돌이 그것을 인정했고 구리도 넌짓이 그것을 인정하는 투로 인터뷰를 마쳤다. 휴식 없이 바로 이튿날 제2국이 속개되었다. 흑백만 바뀌었다. 이번에는 이세돌이 백이다. “두 사람은 모두 백으로 둘 때 승률이 좋습니다. 이 사실은 두 사람이 포석을 퍽 어려워하고 있다는 반증이 됩니다. 백을 들면 덤도 크고 하니까 상대방에게 골치 아픈 연구 과제는 모두 떠넘기고 그냥 실리만 계속 챙기면 되거든요.”(김만수7단) 구리는 흑7로 좁은 중국식 포석을 폈다. 이세돌은 점잖게 백8로 갈라쳤고 구리의 흑9와 11은 최근의 유행형이다. 한상훈5단(그는 이날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8을 소개하며 말했다. “이것이 흑의 주문이지요. 하변의 흑모양이 입체적으로 부풀게 됩니다.”(한상훈) 백14로 민 수순은 부분적으로 악수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세돌은 백16으로 어깨를 짚기 위해 이 수순을 강행하고 있다. 백16 역시 최근의 유행형.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8까지는 실전에 몇번 등장해서 정석처럼 된 패턴인데 백이 괜찮은 형태라는 결론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흑이 다른 연구를 할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겠네?”(필자) “다른 연구를 할 수가 없어요. 거의 외길이니까요.”(김만수) “백이 괜찮은 절충이라며?”(필자) “백이 좋다는 건 아니구요. 백도 둘 만하고 흑도 둘 만해요.”(김만수)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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