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전푸드 사장 왜 투신했나

자괴감 죄책감에 부채누적 '사면초가'

비전푸드 사장 왜 투신했나 '불량만두업체' 낙인 찍혀… 죄책감·부채누적 '사면초가' 지난 한 주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불량만두'를 제조한 것으로 지목된 중견 만두 제조업체 사장이 한강에 투신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3일 오후 8시50분께 전남 화순군 소재 만두 제조업체 ㈜비전푸드의 사장 신모(35)씨가 반포대교에서 유서를 남기고 한강에 투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색을 벌였으나 신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14일 날이 밝는 대로 수색작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신씨가 유서를 남기는 등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결심을 하고 투신한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0일 발표한 불량만두 업체 리스트에 자신의 업체가 포함돼 '불량만두 제조업체'라는 낙인이 찍히자 심한 자괴감과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이 신씨가 투신을 결심한 가장 큰 원인으로 추측된다. 신씨는 10일 오후 한 TV 토론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비위생적인 만두를 만들어 온 점을 인정하고 국민께 사죄한다"고 말했고 투신지점에 남긴 유서에도 "국민께 죄송하다"고 거듭 용서를 빌고 폐업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신적 고통에다 불량만두 사건이 보도되자 채권단이 갑자기 찾아와 빚독촉하고 불량만두 사태 뒤 만두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도 신씨가 투신이라는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로 보인다. 신씨가 유서와 함께 남긴 A4용지 1장에는 은행과 거래업체에게 빌린 돈 13억원의 내역이 표로 기록돼 있었고 유서에도 "채권단이 많이 찾아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혀 있어 그가 만두 파동후 사면초가' 상황에 몰려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씨는 "제발 국민여러분 이제 더 분노하지 마시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여러분이 만두를 먹어주셔야 만두업체가 살고 그 가족들이 살수 있습니다"라고 유서에 적었다. 불량만두 업체 리스트가 발표된 뒤 신씨는 정부의 안일한 행정조치와 자신의 업체에 대한 비난에 억울함을 강하게 표시하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신씨는 10일 TV 토론프로그램을 통해 "정부가 여태까지 처벌하지 않다가 매스컴에서 떠드니까 이제야 단속을 나섰다"며 "납품단가를 낮추게 맞추는 등 대기업이 하라는대로 했는데 대기업이 발뺌하니 만두공장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폐업하지만 오명은 벗고 싶다"고 말했고 유서에도 "비전푸드의 만두는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습니다. 저희를 믿고 도와주십시오. 부탁입니다"라고 남겨 마지막까지 절절하게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신씨가 최근의 `만두파동'을 둘러싼 당국의 허술한 단속 행정 등을 '온몸으로'강하게 질타함으로써 이번 투신 파문은 안그래도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정부의 식품위생관리 부실과 그 책임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입력시간 : 2004-06-1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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