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모든 싸움에 이긴다(知彼知己 百戰百勝)」최근 미국 대학가에 수백만달러를 주무르는 벤처투자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당수의 인터넷 업체들이 대학에서 창설되고 있는 점을 감안, 캠퍼스에서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학생들이야말로 유망 벤처를 찾아내는데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기존 투자가들이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4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일, 듀크, 하버드 등 미국 유수의 대학에 학부생들이 설립한 벤처 캐피털 회사가 잇달아 설립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일대의 「아쿠아리엄 벤처스」는 여러 투자가들로부터 총 100만달러를 조달한데 이어 수십만달러 투자 약속을 받은 상태이며, 같은 대학내 「패러다임 블루」도 750만달러 위탁을 받는 등 만만치않은 자금조달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아쿠아리엄에 15만달러를 투자키로 합의한 부동산업자 스티븐 그릭츠만은 『뉴 이코노미(신경제)에서 우리는 한물 간 세대』라며 『이는 앞으로의 추세』라고 말했다.
아쿠아리엄은 이미 35건의 사업 아이디어를 접수해 인터넷 음악 배달업체인 「브로드캐스트빌더 닷컴」에 대해 10만달러의 첫 투자를 마친 상태.
또 듀크대의 「스타트이엠 업 닷컴」은 동부 대학가를 대상으 벤처 아이디어 대회를 실시, 우승자에게 5만달러의 지원금과 함께 컨설팅, 캠퍼스 부근 사무실 물색에 이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는 등 「사업 인큐베이터」로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하지만 「캠퍼스 밴처캐피털」을 바라보는 기존 벤처투자가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다. 괜찮은 사업 아이디어는 제한돼 있는 반면 이를 쫓아다니는 벤처투자가가 너무 많아진다는게 그 이유다.
미 조사업체인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벤처캐피털 펀드 규모는 466억달러를 기록, 5년 전(72억달러)보다 6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4/24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