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케이블^위성TV, 묻지마식 집중편성 눈총

한 프로만 연속방영… "시리즈등 재탕·삼탕 시청자들 외면할 것"

섹스 앤 더 시티

리얼 스토리 묘

케이블ㆍ위성TV 방송사들의 거의 온종일 한 프로그램만을 연속 상영하는 ‘묻지마식’ 집중편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집중편성이란 드라마 ‘CSI’ 등 시리즈 프로그램의 전편(全篇) 을 연속해서 보여주거나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장시간 편성하는 것.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였던 집중편성 전략이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면서 프로그램을 재탕, 삼탕하거나 일단 편성하고 보자는 식의 행태가 넘쳐나고 있다. 케이블ㆍ위성 여성 채널 온스타일은 ‘섹스 앤 더 시티 올나잇’ 특집 방송을 5일 오후10시부터 6일 오전10시까지 12시간 동안 집중 편성한다. 이 특집 방송에서는 시즌1~6까지 방송된 총 95개의 에피소드를 네 명의 여자 주인공 편으로 나누어 방송한다. 과거 방송분을 짜깁기해 하루 중 절반 동안 내보내는 셈이다. ‘섹스 앤 더 시티’는 온미디어의 영화 채널 OCN과 온스타일 등을 통해 과거 10여 차례 방영됐던 작품. 집중편성이라는 형태를 빌어 또 다시 해당 프로를 우려먹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케이블 영화 채널인 수퍼액션 역시 지난 24일 오전10시부터 12시간 동안 종합격투기인 ‘프라이드 FC’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내용은 그 동안 방송됐던 ‘프라이드 FC 월드 그랑프리’ 경기 모음집이다. 이 같은 방송은 전 중계방송사였던 케이블ㆍ위성 영화 채널 XTM에서도 많이 나왔던 것. 케이블ㆍ위성 오락 채널 tvN도 ‘리얼스토리 묘’의 최고 에피소드만을 모은 특집 방송을 24일과 6일, 2틀에 걸쳐 5시간 동안이나 방송했다. 케이블 영화 채널, 채널CGV도 27일 낮12시부터 12시간 동안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선택해 방송하는 편성을 했다. 신선한 편성 방식이었지만 방송된 영화는 이미 CJ미디어 영화 채널 등을 통해 수차례 방송된 것들이었다. 방송사들이 집중편성에 매달리는 것은 과거 집중편성한 작품들이 시청률면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기 때문. 지난 해 방송된 OCN의 ‘CSI데이’ 시청률은 2%로 2006년 평균 시청률 0.8%보다 훨씬 높았다. 2월에 방송됐던 수퍼액션의 ‘프리즌 브레이크’ 집중 편성은 평소 시청률보다 3배나 더 나왔다. 하지만 최근의 집중 편성은 마구잡이 재탕 형식이 대부분이다. 또 시청률도 잘 나오지 않는다. 24일 방송된 ‘프라이드 FC’ 특집분의 평균 시청률은 0.2%에 불과했다. 또 ‘리얼스토리 묘’ 역시 6일 방송분의 시청률은 0.93%, 24일 방송분은 1.1%에 그쳤다. ‘리얼스토리 묘’의 평균 시청률이 1.5%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재탕 형식의 편성은 중장기적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빼앗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상희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장은 “마니아를 배려한다는 구실로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방송된 프로그램을 또 집중 편성하는 것은 성공한 컨텐츠를 계속 우려 먹는 케이블TV의 속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시청자도 2~3번 본 프로그램은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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