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7개 주요 사립대학들이 현 고교 1년생이 응시하는 2008학년도부터 수시 1학기 모집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미 서울대가 수시 1학기 모집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다른 많은 대학들이 뒤 따를 것으로 보여 대학 입시제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고려대ㆍ서강대ㆍ성균관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중앙대ㆍ한양대(가나다순) 등은 26일 오전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8학년도 입학전형에 대한 공동입장과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7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수시 1학기 전형 폐지 이유에 대해 “선발방식의 다양화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각 고교가 1년 내내 진학지도에 매달리고 일부 합격자들 때문에 학습 분위기가 흐려지는 등 많은 부작용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08학년도 입시부터 이들 대학들은 3학년 1학기 수업과 성적산출이 모두 끝나는 8월 말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고, 해당 정원을 2학기 수시 모집 등으로 전환해 뽑을 방침이다. 따라서 대학들의 단순 입학 경쟁률은 올라가지 않지만 전형요소별 반영 비율에는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수시 1학기 전형의 경우 지금까지 수능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수시 2학기 모집에 수능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하는 학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고려대를 제외한 6개 대학들은 벌써부터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성적과 수능 반영비율을 줄이고 논술ㆍ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교별 과다경쟁으로 학생부를 신뢰할 수 없고, 수능성적이 등급화되면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학별고사가 강화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시 1학기 모집 폐지에 따른 고교 교육의 획일화 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중학생 자녀를 둔 서울 강남의 P모씨는 “수시 1학기 전형을 없애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하지만 2학기 이후의 학사일정을 ‘입시’ 편향으로 몰아 갈 수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학생ㆍ학부모들과의 협의 등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수시 1학기 전형을 폐지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