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의 관심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에 옮아가면서 중소형주펀드들의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까지 중소형주펀드(포트폴리오 중 중소형주 편입비중 50% 이상)의 누적 수익률은 12.71%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10.59%)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펀드별로는 '하이중소형주플러스 1'가 올 들어 37.30%의 누적 수익률을 거둬 탁월한 성과를 자랑했고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과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 1'도 각각 32.42%, 30.03%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NH-CA중소형주모 1(24.50%)' '동양중소형고배당 1(24.07%)'의 수익률도 국내주식펀드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중소형주펀드의 선전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의 중형주 및 소형주와 코스닥 우량주들이 대형주에 비해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9월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8.89% 올랐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4.78%, 11.43%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9.65% 오른 가운데 코스닥 우량주들로 구성된 프리미어지수는 12.2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소형주의 강세는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그동안 증시를 주도해온 대형주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른 중소형주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단기 급등한 대형주들에 대한 부담과 삼성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실적 우려도 중소형주로 매기가 몰리는 데 한몫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우수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펀드 역시 환매 역풍을 피해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중소형주펀드가 자금 순유출을 겪는 가운데 9월 이후 23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 펀드 등 소수의 상품만 설정액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헌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ㆍ4분기 중소형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늘어나지만 대형주는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익모멘텀을 보유한 중소형주의 주가 흐름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중장기적인 펀드 투자에서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횡보하거나 조정을 받으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은 중소형주의 선전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중기적으로 경기회복 국면이 지속되고 외국인 투자금이 계속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대형주나 성장주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