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BIS조작 '윗선' 조사 확대

감사원, 금감원 외압설 부인에 금감위와 대질심문도 검토

감사원은 외환은행 매각의 결정적 근거가 됐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 매각 관련 ‘윗선’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감사원은 또 당시 실무 관계자들 사이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확인하고 대질심문 등 정밀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감사원은 지난 10일까지 당시 금감원 은행검사1국의 백재흠 국장 등에 대한 실무자 조사를 마쳤으며 윗선의 보고라인인 당시 금감원 원장ㆍ부원장ㆍ부원장보에 대한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또 전날 조사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일찍 귀가한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을 재소환해 BIS 비율 조작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실무자에게 BIS 비율을 낮추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백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는 “부하직원에게 외환은행이 제시한 BIS 비율을 회의자료에 넣으라고 했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금감원도 ‘외압설’에 대해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금감위로부터 자료제출 요청이 오자) 백 국장은 갖고 있던 외환은행 BIS 비율 9.14%는 2003년 3월 말을 기준으로 한 전망치니 새로운 자료를 주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언론이 잘못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14%라는 3개월 전 BIS 비율 전망치를 보고한다면 그 자체가 직무유기”라고 강조하고 “당시 백 국장이나 이 수석조사역은 외환은행 매각이나 부실기업 지정에 사용되는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감사원은 금감원의 이 같은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감사원 조사에서는 ‘모른다’고 진술하고 밖에서는 딴소리를 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백 국장의 부하직원이었던 이곤학 당시 검사역의 업무수첩에서 백 국장의 지시가 ‘비관적 최악의 시나리오를 근거로 다시 해보라는 취지’라고 적힌 내용을 찾아냈다. 이 전 검사역은 “‘외환은행이 제시한 6.16%는 자신이 없다’고 말하자 백 국장이 ‘상관없다. 집어넣어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감사원 관계자가 밝혔다. 이는 백 국장이 실무자의 견해를 무시하고 낮은 BIS 비율을 보고서에 올리도록 압력을 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감사원은 이밖에 당시 금감원이 외환은행의 BIS 비율이 매각의 근거자료로 사용되는 줄 몰랐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감사원 소환조사에서 금감위 관계자들은 7월25일 간담회가 론스타의 인수자격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것을 금감원 측에 통보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금감원과 금감위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금감원과 금감위 관계자들에 대한 대질심문 등 정밀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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