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래시장 해외진출] '시장옷' 탈피 세계적 브랜드 야심

현재 남·동대문 시장의 풍속도는 예전과 딴판이다. 먼저 손님들이 달라졌다. 일본인, 중국인, 러시아인 등 외국 손님들로 북적댄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겐 이들 시장이 꼭 들려야 할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찾아오는 손님만으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왜 적극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등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는가. ◇해외진출 왜 하나 90년대 중반이후 중국·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의 섬유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해외 패션시장에서 우리 시장상인들이 오는 손님받기에만 만족해안주하다간 2~3년내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들 상인들의 해외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디자인과 원단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패션업체의 상당수도 중국내 공장을 갖고 있을 정도다. 이들 중국과 동남아의 경우 인건비가 싸 우리나라 제품들이 고급화 되지 않고는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 따라서 국내 재래시장 상인들은 공동으로 우선 선진외국에서 유학한 디자이너를 고용, 세계 명품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의 고급화를 서두르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에도 직접 뛰어들게 된 것. 이들 상인들은 『「NDN」이란 브랜드를 이탈리아의 「바비통」에 버금가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함께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 상담 등 공격마케팅 전략을 구체화 하고 있다. 현재 주거래 대상이 일본상인들임을 감안, 러시아와 CIS 국가등 2억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인 모스크바 시장에 진출하는 이번 기회는 수출시장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각종 국제패션박람회의 참가로 우리상품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조사를 비롯, 해외 유수패션업체들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작정이다. 지난 1월 홍콩패션 위크에 참가한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 업체의 우수한 디자인을 칭찬했으나 마케팅 면에서 홍콩의 패션 업체들에 월등히 뒤져 이 부문의 개발이 필요한 것을 느꼈다는 것이 국제 패션 박람회에 다녀온 이들의 반응이었다. ◇경쟁력 제고방안은… 패션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는 것이다. 지난 1월 홍콩 패션 위크에서 밀리오레의 「문군네」의 제품들은 검정 바탕의 도깨비 문양을 넣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의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일본 국제패션 시장이나 홍콩 패션위크에서는 우리나라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워 독특한 디자인 개발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 지금까지는 중국등과 비교, 원단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왔으나 유럽등 세계 유명 패션들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소재의 개발이 미해결의 문제로 남아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각 디자인에 맞는 원단을 구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단에 맞춰 디자인을 해야 하는 실정. 이는 재래시장의 옷들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문제로 해외에서 「시장옷」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꼭 선결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발전시켜갈까 재래 시장 상인들이 잇따라 해외 유명 박람회등에 진출, 자신들의 제품을 전시 홍보할 기회를 갖고,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 수출 계약을 맺게 되는 일이 늘면서 재래 상인들의 반응은 여러가지다. 개인적인 시간과 돈을 들일 필요없이 재정적인 후워까지 받으며 다른 상인들과 단체로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는 기회가 크게 는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상인들에게 주어지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한 홍보가 각 업체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상인들에게까지 전달되기가 어렵기 때문. 또 이같은 전시효과를 위한 단발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시의 정책이라는 것이 꾸준하게 계속적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 아니라 몇몇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정책들이 어느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상인들의 마음가짐이다. 빠른 시대 변화에 맞춰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해외시장에 나가 열심을 가지고 배워 보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윤혜경기자LIGHT@SED.CO.KR 입력시간 2000/04/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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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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