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의 품질요구, 디자인 등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21일 시작되는 베이징모터쇼를 하루 앞두고 중국 자동차 업계에 확실히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자동차 컨설팅 업체인 상하이JSC 조센 시버트는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는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며 "덩치가 크거나 좀비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WSJ는 독일 등 유럽 합자 자동차가 인기를 얻으며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4분기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하락한 8만9,607대를 팔았고 워런 버핏이 투자한 BYD는 28% 줄어든 10만3,500대, 치루이도 25% 감소한 10만9,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외국 합자 자동차 회사들은 1·4분기 매출이 급증세를 보였다. 베이징현대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난 28만여대를 판매했고 장안포드는 45% 증가한 27만1,321대를 팔았다.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은 무리한 투자와 과잉생산의 덫에 빠졌기 때문이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년 전 통티엔이 10억달러를 투자한 지린성 공장 부지가 고철만 가득한 폐허로 변했다며 중국 로컬 자동차 업계가 구조조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2006년 이후 자동차 판매 급증에 따라 설비를 대폭 늘렸지만 2010년 이래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률이 70~80%가 돼야 채산성이 맞지만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은 지난해 기준 50%까지 떨어졌다. 치루이의 지난해 가동률은 2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