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기업 수도권 투자 3조6,000억 "대기"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국내 대기업도 수도권 신ㆍ증설 허용 원칙이 정해짐에 따라 대기업들의 수도권 투자가 용이해지고 현재 대기 중인 대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속속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경우 LG필립스LCD는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인정받아 이미 파주에 액정표시장치(LCD) 단지를 건설하고 있지만 LG전자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들은 규제에 가로막혀 주변에 공장을 짓지 못하고 있는 게 저간의 사정이었다. LG전자와 LG화학ㆍLG마이크론ㆍLG이노텍 등 LG계열 4개사의 경우 당초 내년 초 가동될 파주 LCD단지 인근에 3조5,000억원 가량을 투자, 30만평 규모의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LG전자는 LCD TV, LG화학은 LCD용 도광판, LG이노텍은 LCD 모듈공장 등을 각각 설립해 파주 LCD단지와 연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파주 LCD공장에서 경북 구미에 있는 LCD TV 공장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너무 길어 막대한 물류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파주 LCD단지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변 공장 신설을 통해 물류기능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측은 수도권 공장 신설이 허용될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건설교통부 등 정부측과의 접촉을 통해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며 “하지만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설을 금지하고 있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등에 묶여 있어 아직까지 공장 신설 신청조차 하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대기업이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때문에 투자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규모가 당장 3조6,400억원에 달한다”며 “이들이 계속 규제에 발목이 잡힐 경우 국가 전체적인 경쟁력은 물론이고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 문제는 원칙적 허용 방침만 나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기업들은 정부의 논의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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