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순백의 역동적 군무 "역시 최고의 발레"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젼으로 무대 올려


달빛이 비치는 호숫가에서 우아한 클래식 튀튀(Classic tutu)를 입은 24명의 발레리나들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맞춰 대열을 바꾸며 춤을 춘다. '발레 블랑(Ballet Blancㆍ백색 발레)'의 최고 군무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 호숫가 장면이다. 지그프리트 왕자는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려는 악마 로트바르트와 긴장감이 돋보이는 남성 파드되(2인무)를 추며 운명과의 숙명적인 싸움을 벌인다. 고전 발레의 대명사로 통하는 '백조의 호수'가 세계적인 발레 거장인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국립발레단이 다시 선보였다. 악마의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 밤에는 인간으로 돌아오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 이야기인 이 작품은 발레사에 길이 남을 만한 장면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백조의 호수'는 1895년 전설적인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제자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초연된 이후 클래식 발레의 최고봉으로 사랑받아왔다.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원작에 그만의 색채를 덧대 아름다운 동작선과 역동적인 에너지, 미학적인 구도가 더해져 예술적인 감성과 환상의 세계를 체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볼쇼이 버전에선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파드되'와 '광대의 36회전', 궁정의 왈츠 군무, 각 나라 공주의 춤에 새로 삽입된 러시안 춤이 호숫가의 백조 군무 못지 않게 감탄사를 연발시킨다. 특히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함으로써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치열한 싸움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동화 속 이야기인 '백조의 호수'를 심리 묘사에 충실한 낭만 소설의 경지로 올려놓은 것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무용수들에게 기존 '백조의 호수'보다 치열한 긴장감과 깊이 있는 연기력을 요구한다"며 "최근 러시아에서의 성공적인 공연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무용수들이 멋진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자신했다. 오데트와 오닐 역은 김지영, 김주원, 최유희, 고혜주, 김리회 등이 맡고 지그프리트 역은 김현웅, 정영재, 이영철, 이동훈 등이 나눠 맡는다. 오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