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17일부터 건설업계에 철근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
이에 따라 철근 공급가격 협상을 둘러싼 철강업계와 건설업계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7일부터 건설업계는 물론 민수ㆍ유통업체에 철근 공급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관수 긴급물량은 계속 공급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6~7월 비수기에 건설사의 요청에 따라 낮은 가격으로 철근을 공급했지만 더 이상 손해를 보며 철근을 공급할 수 없어 철근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조만간 철근 공급 중단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재 철근 가격은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손해보고 철근을 출하할 수 없는 만큼 다음주 중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사들은 7월 철근 공급가격을 고장력 10㎜ 기준으로 톤당 80만원에서 85만원으로 인상했지만 실제 인상분을 공급가격에 반영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철강업계는 특히 철근을 만드는 원자재인 철스크랩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등 제조원가가 상승해 철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는 철근 공급가로 톤당 85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건설업계는 80만원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철근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철강사들이 원료가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을 건설업계에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과 10월에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은 건설사에 철근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