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선수가 누구냐'라는 축구 팬들의 논쟁은 보통 2개의 이름을 남기고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 영화 속 슈퍼히어로 슈퍼맨과 배트맨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 축구영웅은 올 시즌도 뜨거운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나란히 침묵하다 약속이나 한 듯 3경기째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코르네야 엘프라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원정에서 호날두는 혼자 5골을 퍼부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6대0 대승을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 입단 후 32번째 해트트릭이자 두 번째 한 경기 5골. 메시도 올 시즌 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에서 1대1이던 후반 32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지 17분 만의 일이었다. 이틀 전 둘째 아들을 얻은 뒤 첫 골이라 더욱 뜻깊었다. 2대1 바르셀로나의 승리. 바르셀로나는 3전 전승으로 리그 선두를 달렸고 레알 마드리드는 2승1무로 승점 2점 차 2위에 자리했다.
지난달 말 유럽축구연맹(UEFA) 2014-2015시즌 최우수선수 시상식에서 메시에게 트로피를 내줬던 호날두는 3경기 5골로 단숨에 리그 득점 1위로 뛰어올랐다. 메시를 제치고 2015-2016시즌을 자신의 시즌으로 만들기 위한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이날로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 통산 230골을 채워 라울 곤살레스(228골)를 밀어내고 레알 마드리드 구단 사상 정규리그 최다 득점자에 등극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다 2009-2010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에 몸 담고 있는 호날두는 203경기 만에 230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13골.
230골은 프리메라리가 전체로는 최다 득점 4위 기록이다. 이 부문 1위는 287골(318경기)의 메시다. 메시는 호날두보다 5시즌 먼저 프리메라리가에서 뛰었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0.90골의 메시보다 1.13골의 호날두가 더 폭발적이었다.
이날 페널티킥 한 골을 포함해 경기 시작 20분 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한 호날두는 후반에도 2골을 추가해 5골을 완성했다. 메시는 한 골이 전부였지만 그 한 골의 가치는 엄청났다.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준 뒤 네이마르의 프리킥 골로 동점을 이룬 바르셀로나는 페널티 박스 안 패스 플레이 끝에 터진 메시의 한 방으로 이번에도 승점 3을 챙겼다. 지난달 리그 개막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출발이 좋지 못했던 메시는 이번 결승골로 리그 득점왕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호날두가 스페인으로 건너온 2009-2010시즌부터 지난 2014-2015시즌까지 6시즌 동안 리그 득점왕은 메시와 호날두가 나란히 3차례씩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