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립형 사립고, “평준화보완” “귀족학교” 갈려

교육부 평가 보고서<br>중류층 이상 편중·재정자립도 미흡등 한계<br>이과계 진학비중 높고 학생만족도는 높아


시범운영 중인 자립형 사립고에 대해 고교평준화정책을 보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귀족학교’라는 비판적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재정자립 한계, 특정계층 자녀 편중, 대학입시교육 위주 등은 자사고 운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낳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2002년부터 시범운영해온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평가결과를 분석해 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학생들의 대부분이 중류층 이상의 자녀들이고 저소득층 학생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학교 재학생들의 학부모 평균소득은 월 537만원으로 올 1ㆍ4분기 도시근로소득자 월평균 가계소득 329만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광양제철고가 408만7,000원, 포항제철고가 459만9,000원, 현대청운고가 459만9,000원, 민족사관고가 687만6,000원, 전주상산고가 586만3,000원, 부산해운대고가 587만7,000원 등이다. 민족사관고ㆍ상산고ㆍ해운대고의 경우 월 700만원 이상 소득층의 비율이 각각 35.4%ㆍ21.6%ㆍ19.6%에 달했다. 또 이들 자사고의 학교운영이 일반계 고교와 동일하게 우수대학 입학을 위한 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교육활동의 다양성 확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대기업들이 설립한 학교법인을 제외하고는 법인전입금 비율이 높지 않아 안정적인 재정확보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생들의 이과계열 진학비중이 높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졸업생들의 이과계열 진학비율을 보면 광양제철고 40.3%, 민족사관고 45.8%(외국대학 진학은 불포함), 포항제철고 47.5% 등으로 나타났다.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역시 3.5(5점 척도 기준)로 일반계 사립고 평균 2.9, 지역 사립학교 평균 3.1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자립형 사립고의 제도화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자립형사립고제도협의회(위원장 김신일 서울대 교수)’를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총 16명의 학계, 언론계, 교육계 및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이 협의회는 오는 11월까지 자사고 운영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과 검토를 거쳐 제도화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자립형 사립고는 등록금을 일반고교의 3배 이내에서 책정할 수 있고 학생선발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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