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일류를 향해 뛴다] `일류기업-일등한국` 神話를 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이라크전 발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 등의 여파로 움찔하던 재계가 `세계 일류 기업`을 향해 다시 뛰고 있다. 재계는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전후해 경제5단체장을 비롯한 그룹 총수들과 3차례나 회동을 갖는 등 정부와 `경제 회생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공조 분위기가 강조되는데 고무돼 있다. 무엇보다 재계는 더 이상 대내외 경영 환경만을 탓하다가는 기업이 2ㆍ3류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마저 마비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룹 총수들이 `과거 선진국처럼 마(魔)의 1만불 시대 불황기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이건희 삼성 회장), `요즘 사업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구본무 LG회장)고 고백할 정도다. 이에 따라 삼성ㆍLG 등 대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차세대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는 한편 사회친화적 경영, 윤리 경영 체제 안착에 힘쓰고 있다. SK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 수준의 기업 투명성을 갖추지 않고서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신경영 제2기`를 맞은 삼성의 화두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되기`다. 5년~10년 뒤를 대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 세계 1등 제품 확대 등을 통해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타파하고 미래 성장 엔진을 발굴, 하루빨리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 이 회장은 “2만달러 시대로 가자는 것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지 삼성만 잘살자는 뜻이 아니다”라며 “국가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삼성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도 지주회사 체제 출범으로 경영 투명성을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높였다고 보고 `일등 LG 달성`을 향해 모든 자원을 집중키로 했다. 한국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 만큼 이제는 10년ㆍ20년 뒤를 이끌어갈 미래 유망사업을 발굴할 때라는 것이다. 구 회장은 “당장의 사업 성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얘기”라며 `일등 LG`의 의미를 설명했다. SK도 SK글로벌 분식 회계 사태로 창사 50년 만에 겪은 최대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SK는 구조조정본부를 해체, 브랜드와 기업문화만을 공유하는 느슨한 형태의 기업집단으로 외형을 바꾸는 한편 계열사별 독립경영과 윤리경영을 확고히 할 방침이다. 이노종 SK 기업문화실장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떨치고 `뉴SK`를 건설해 주주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경영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경영`이다. 지난해 재계 3위(매출 기준)로 뛰어오른 후 더 이상 내수시장에만 집착해서는 `2010년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미국ㆍ유럽 등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글로벌 경영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도록 핵심역량 강화, 해외 권역별 전략차종 개발, 브랜드가치 증대, 현지화 전략 등에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 취임과 함께 ▲정도(正道) ▲투명 ▲성장 ▲혁신 ▲인재 등 `5대 경영키워드`를 확정, 세부적인 기본방침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회장은 사외이사 비율을 높이고 선임 방식을 개선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국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공격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또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전사 차원의 봉사단을 조직했으며, 환경경영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투자하기로 했다. 한화 그룹도 대한생명 인수를 계기로 한화증권과 연계해 금융 부문을 집중 강화하는 등 차세대 사업 발굴에 나선 상태다. 한화증권은 사옥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 증권사 인수에 나서며 증권업계 구조조정을 선도하고 있으며 화약과 방산 분야도 내수 시장 선두를 넘어 아시아 지역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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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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