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생소한 젓갈까지 바이어 문의 이어져… K - 푸드 인기 실감

태국 국제식품박람회 가보니

37개국 1,500여개 기업 참여 축제 분위기 속 묘한 긴장감

中 이어 참가 기업 두번째로 많아

태국, 국내 식품시장 정조준… 씨웰스, 김치교자 납품 준비

얀왈윤, 한국형 고기 소스 개발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로 꼽히는 태국국제식품박람회에 참석한 바이어 등 관람객들이 태국 최대 식품기업인 CP그룹이 마련한 부스를 둘러보며 음식을 맛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닷새간 태국 방콕 임팩트 전시장 등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총 37개국 1,500개 기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제공=주한태국상무공사관

21일 태국 방콕 임팩트(IMPACT) 전시장과 컨벤션 센터에서 닷새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태국국제식품박람회(THAIFEX:World of Food Asia·이하 타이펙스)'. 행사 첫날인 오전 11시에도 전시장 안은 이미 참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최국 태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브라질, 미국 등 37개국 1,500개사(3,200부스)가 참가한 가운데 우수 식품을 수입하려는 바이어들, 일반 참관객들로 행사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타이펙스는 신선, 유제품, 각종 수산물 등의 식음료와 케이터링 장비, 가공 및 포장기계, 프랜차이즈, 할랄 등 식품산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중 하나다. 축제를 연상시키는 화기애애한 모습 속에서도 각 기업 간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각국 대표 식품 주자를 자청한 이들은 자국 음식의 우수성을 외치면서 맛을 무기로 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국가 간 경계가 사라진 지구촌에서 전파 속도나 영향 면에서 파워풀한 먹거리처럼 막강한 병기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133개사)에 이어 2번째로 많은 113개 기업이 참가하며 최근 한류 열풍의 핵인 K-푸드의 위용을 과시했다.김치관 등 각종 전용관을 운영하는 aT센터를 비롯해 팔도와 국순당, 매일푸드 등 한국 식품 관련 기업들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사명을 띠고 새로운 바이어들을 물색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팔도가 태국에서 판매 중인 상품은 '고려면'과 '화라면' 인 저가제품으로 연중 판매금액이 2억원을 밑돌고 있지만 올해는 새로운 바이어를 찾아 대표상품인 '남자라면'과 '틈새라면', '비빔면' 등으로 상품 다양화를 꾀한다는 목표다. 현지에서 '뻥튀기'를 판매 중인 델리만쥬도 올해는 '지팡이 아이스크림'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참가기업 관계자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으로 한류가 확산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 음식 가운데 이미 알려진 김치와 인삼, 김 등은 물론 다소 생소한 젖갈이나 가공식품까지도 외국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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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모모야는 야채에 김치 소스를 넣어 전자레인지로 4분간 데워 만드는 신개념 김치 레시피로 눈길을 끌었다. 국제후리가케협회(IFA)는 시식과 더불어 마스코트 걸 '후리카-찬'이 새겨진 뱃지로 관람객 시선을 모으는 등 일본관은 각 시간별로 요리를 시연하며 일식의 다양성을 알리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참가국 가운데 세계 식품시장 공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은 역시 주최국인 태국. 태국은 '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전 세계 식품산업을 리드한다'는 '타이랜드 키친 오브 더 월드(Thailand KITCHEN OF THE WORLD)'란 경제 개발 정책 아래 기업이 아닌 식음료 홍보에 연간 16억원 가량을 투자하는 등 음식문화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특히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태국식 인테리어와 태국 출신 요리사 채용 등 요건을 60% 이상 충족한 레스토랑에 부여하는 인증제도 '타이 셀렉트(Thai SELECT)'로 세계 식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04년 시작 이래 타이 셀렉트를 인증 받은 태국 레스토랑은 국내 7곳을 비롯해 전세계 484개에 달해 태국 음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눈타완 사쿤타나가 태국무역진흥국(DITP) 국장은 "올해부터는 레스토랑에 이어 식품에도 해당 인증을 부여할 계획"이라며 "타이랜드 키친 오브 더 월드 정책 아래 태국은 지난해 식품 부문에서만 250억 달러의 수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태국이 현재 미국과 유럽에 이어 총구를 겨누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한국이다. 국내 기업과 손잡고 제품을 개발하거나 한국형 제품을 만드는 등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태국 해산물 전문제조 기업인 씨 웰스 그룹의 경우 현재 국내 기업인 풀무원과 국내 시장을 겨냥한 김치교자를 개발 중으로 GS리테일, 홈플러스 등과 접촉 중이다. '헬시 보이(HEALTHY BOY)'를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얀 왈 윤 코퍼레이션 그룹도 고기 굽는 문화가 발달한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형 소스 개발이 한창이다. 사서 바로 먹는 RTE(Ready To Eat) 제품과 어묵 등 다양한 해산물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인 PFP도 국내 기업인 현부와 공동으로 한국형 제품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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