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완의 빅딜

5대 대기업그룹이 한달넘게 추진해온 7개 업종 빅딜이 끝내 미봉으로 일단락됐다.정부가 재벌들의 자율로 책임경영주체를 선정하도록 요구해 왔으며 만족할만한 결과가 아닐 때는 금융기관의 여신중단 등 재제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흉내만 내는 선에서 봉합한 인상이 짙다. 재계의 고충은 이해할 수 있다.자율 결정에 한계가 예상되기도 했다.일정이 촉박한데다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여서 스스로 조정이 어려웠을 것이다.정부가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데 대한 반발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빅딜의 시대적 중요성이나 불가피성을 감안하면 재벌이 국가경제나 국민경제를 외면하고 지나치게 자사 이익에만 집착했다는 비난과 비판을 피할수 없게 됐다.기업 구조조정의 맥인 빅딜은 과잉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의 폐해를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근본 목표가 있다. 그럼에도 과거처럼 재벌의 속성을 버리지 못한채 선단식 문어발 경영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정부와 채권단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자세인 것같다.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정부와 채권단이 미완의 빅딜안을 그대로 또는 보완하는 선에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정부가 직접 나서 당초의 방향대로 전면재조정을 하거나 채권은행을 통해 여신재제와 워크아웃대상으로 넣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시장경제논리에서 벗어나는 타율의 큰 짐을 지게 됐다.어느 쪽이든 재계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됐다. 정책의지에 손상을 입은 정부와 배짱으로 나온 재벌간에 갈등이 예상된다.구조조정의 가시화를 기대했던 정부와 이젠 채권단과 정부에 달렸다는 재계간의 밀월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빅딜은 미완으로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다.빅딜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할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중의 하나다.5대 재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 달린 문제다.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해서 생존해야 하는 산업정책적인 과제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 체제의 조기 탈출 해법의 가닥도 여기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대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는 결코 없다.부실 파동을 겪고 있는 마당에 수술은 불가피하다.개혁없이 통과하면 대가를 지불하고도 언젠가는 다시 불거져 나올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대외신인도에도 적지않은 상처를 입게된다.외국의 투자가들이 재벌의 구조조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어느 면에서는 한국의 개혁의지와 성과의 평가척도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재계는 국가경제를 우선하는 자세로 다시 자율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정부도 방관할 수 없다해도 좀더 시간을 주고 기다려 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