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학 중앙개발 사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에버랜드」의 서비스 전도사/지난해 입장객 730만 세계3위/친절 앞세워 「디즈니랜드」 추격/「올해의 최고경영자」 선정·2단계 승진 등 행운도무한경쟁과 불황으로 전문경영인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97년은 전문경영인의 해」라고 선언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대형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영자, 독특한 철학과 열정으로 기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최고경영자들을 인터뷰나 인물평가 등으로 재조명, 우리기업과 경영자들이 나아갈 방향을 점검해보는 「한국을 움직이는 전문경영인들」이란 특별시리즈를 기획, 연재한다.<편집자주> 『우리회사를 전국민의 서비스도장으로 만듭시다. 고객을 친절하게 대하고 회사를 깨끗하게 정돈하는 것은 곧 수출이고 애국입니다.』 허태학 중앙개발 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신라호텔과 중앙개발을 번갈아 가며 삼성그룹내에서 레저사업부문만을 줄곧 맡은 허사장의 철학은 첫째도 서비스, 둘째도 서비스다. 이 때문에 그는 그룹내에서 「서비스맨」 「서비스 전도사」 로 불린다. 그의 이런 정신은 중앙개발이 운영하는 용인 에버랜드를 가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넓은 들판에 놀이시설만이 있던 이곳은 이제 세계수준의 물놀이 공원인 워터파크(캐리비안베이)와 동화속을 연상케하는 각종 시설물들이 새로 들어찬 테마파크가 됐다. 입장객은 하루 1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거리와 시설물들은 언제나 깨끗하게 정돈돼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입장객수가 7백30만명을 넘어서 2년연속 입장객 증가율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입장객에서도 디즈니랜드 등 세계적인 테마파크에 이어 당당히 3위로 부상했다. 단순한 놀이공간이던 자연농원이 세계적 수준의 파크로 바뀐 것이다. 그는 이런 공로로 지난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최하는 고객만족 경영혁신 전국대회에서 「올해의 최고경영자」에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말 그룹인사에서는 대표이사 전무에서 2단계를 뛰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는 그러나 발탁승진의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더욱 성공적으로 추진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겸손해 한다. 허사장이 에버랜드의 장기구상으로 추진중인 사업은 2백50실 규모의 가족형 호텔과 골프장 등을 건설, 하루 이틀정도 머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체재형 레저·리조트단지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허사장은 「유흥」으로만 인식돼온 레저사업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면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이런 시대에는 가족형 테마파크와 같은 레저공간을 갖춰 손님들을 외국으로 뺏기지 않는 것이 곧 수출이자 애국』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키장이나 골프장 같은 좋은 레저시설의 선진화도 시급하지만 친절을 근간으로한 서비스정신의 배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허사장의 진면목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더욱 빛난다. 허사장은 지난 93년 중앙개발 대표이사를 맡은 후 지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신경영기법을 개발해 사원들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허사장은 21세기를 선도할 새로운 경영자의 자질로 『창의, 전략, 관리의 3박자를 갖춘 경영인』이라고 정리한다. 이는 이건희 그룹회장이 올해 신년사에 사용한 말이기도 하다. 그는 『신년사를 읽으면서 현상유지형은 탈락되거나 고사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다』며 지금껏 여섯차례 되풀이 읽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제조업 중심에서 문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는 등 모든 경영환경이 새로 바뀌는 21세기에는 창의력과 전략적 사고를 할 줄 아는 경영자와 그 경영자를 양성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허사장은 『다만 그 원천에는 경영자 스스로가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있어야한다』 며 여운을 남긴다. 창의력이나 전략 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배려』라는 뜻이다.<민병호> □약력 ▲44년 경남 고성 생 ▲가족 부인 김명애씨와 1남1녀 ▲경상대 농학과졸(67년) ▲미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수료(82년) ▲중앙개발입사(69년) ▲호텔신라 영업담당 이사(84년) ▲중앙개발 개발사업본부장(93년) ▲〃 대표이사 취임(93년) ▲주요수상 일본 컨벤션대회 고객만족 특별상(95년),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95, 96년), 제23회 관광진흥 촉진대회 동탑산업훈장(96년)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