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업체들이 주주가치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분할에 잇따라 나서고 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경영 효율성 개선 노력이 최근 하락장에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보다는 실적 등의 역량이나 내재가치 변화에 주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지수가 고점을 찍은 지난 5월 이후 이달 21일까지 물적분할에 나선 코스닥 업체들은 에듀패스ㆍ아이씨코퍼레이션 등 13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개사)보다 85%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회사분할 공시 직전일보다 주가가 지수 대비 하락한 곳은 8곳(66.6%)에 이른다. 물적분할은 기존회사의 사업부에 자본금을 주고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기업분할의 일종으로 분리된 회사의 주식과 지배권을 모회사가 가지는 방식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보통 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사업부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물적분할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디에스피이엔티는 6월 엔터테인먼트사업부를 분할해 비상장법인 디에스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기존 회사는 자동차 부품 생산에 주력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디에스피이엔티 주가는 분할 공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2일 주가는 공시 직전일보다 64.51% 하락한 165원에 장을 마쳐 같은 기간 지수 하락율(-20.05%)보다 3배 가까이 떨어졌다. SK컴즈도 6일 동영상교육사업부를 독립시켜 가칭 ‘이투스’라는 회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수익극대화,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 주주가치 극대화, 고유사업 전념, 객관적인 성과평가 등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SK컴즈 주가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고 내림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가 6일부터 현재까지 7.53% 떨어지는 동안 SK컴즈 주가는 17.68% 곤두박질쳤다. 이외에도 엔알디ㆍ아이오셀ㆍ프로소닉ㆍIC코퍼레이션ㆍ알티전자ㆍ에듀패스 등이 물적분할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고 주주가치를 재고하려 했지만 의도와 달리 주가가 지수보다 하락한 업체들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라면서도 외부의 변화보다는 내적인 펀더멘털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약세장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회사의 면면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결과”라며 “겉으로 변화된다고 해서 역량이나 내재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